기아 장성호가 고개를 떨구고 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장성호는 현재 2군 경기에 간간이 출장하고 있지만 큰 의욕을 보이지 않고 있다. 9년 연속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했던 장성호의 올 시즌 2군 성적은 53타수 7안타로 타율0.132에 머물고 있다. 지난 겨울 손목수술이 성공적이었던 만큼 체력이나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이미 팀에서 마음이 떠난 원인이 크다.
● 은퇴까지 고민하고 있는 장성호
장성호는 4월 29일 경산에서 삼성 2군과 경기 후 광주로 이동해 SK와 경기 중인 동료들을 오랜 시간 아무 말없이 지켜보다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3일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 ‘죄송합니다. 저도 많이 힘들지만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저도 결정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힘겹네요.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트레이드가 어려우면 차라리 은퇴를 생각하고 있음을 드러낸 심경 고백이다.
장성호는 259개가 남은 2000안타 도전에 애착이 크다. 지난해 주위의 만류에도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하고 KIA에 먼저 트레이드를 요구한 것도 안정적인 출장 기회를 얻어 2000안타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미니홈피에 ‘은퇴 시사’ 심경고백
한화 러브콜 등 여러 구단들 관심
KIA는 프랜차이즈스타 거취 고심
●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한화
한화 한대화 감독은 4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장성호 영입에 대해 “키를 KIA에서 쥐고 있으니까 내가 직접 따고 들어갈 수도 없고…”라며 트레이드에 대한 논의가 계속 진행 중임을 드러냈다.
한화는 김태균의 빈자리를 대신해야할 김태완이 왼쪽 어깨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도형까지 4일 왼쪽 팔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시즌 아웃 위기에 처해 있다. 중심타선에 설 수 있는 타자의 영입이 시즌초보다 더 급해진 상황이다.
● KIA의 고뇌
장성호는 1루에 대한 강한 애착과 플래툰 시스템에 대한 거부감 그리고 FA협상과정에서 갈등 등이 더해지며 구단과 등을 돌렸다. 장성호는 이종범, 이대진과 함께 KIA에 3명 남은 1997년해태의 우승 멤버다. 10여년 KIA의 암흑기 동안 중심타자로 팀을 이끌었다. 구단에서도 트레이드에 대한 부담이 크다. KIA도 장성호의 요구를 존중해 우승을 다툴 수도 있는 두산과 협상하는대담함도 보였다. 여기에 본인이 은퇴까지 불사하며 트레이드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장성호발 트레이드다.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