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16일 SK전 투수교체 실패…김경문의 득과 실?

입력 2010-05-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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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문학 SK전에서 작전 실패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그러나 두산 김경문 감독은 “또 다른 공부를 했다”며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을 강조했다. 스포츠동아DB

“또 다른 공부 했지… 아직 배울게 많아”
7회말 히메네스 ‘깜짝 카드’ 실패
경험적은 성영훈 ‘믿음’ 큰 수확
아쉬움 남지만 SK전 2승은 성공


“감독으로서 또 다른 공부를 했어.”

두산 김경문 감독은 17일 전날 문학 SK전에서 역전패한 것을 두고 “지는 상황이었으면 모르겠는데 이기는 경기를 그렇게 내주면 팀에 영향을 미친다. 감독 입장에서는 속상한 경기였다”고 입을 열었다.

7회 김선우를 빼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카드로 히메네스를 내세웠지만 결국 김재현에게 통한의 우월 역전3점홈런을 맞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을 뭐라고 말하겠는가. 이번 기회를 통해 또 다른 공부를 했다. 아직 배워야할 게 많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두산은 16일 문학 SK전에서 2-1로 앞선 7회초 2사 2루에서 터진 이성열의 좌중월2점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6회 SK 김광현도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상황. 두산으로서는 SK와의 3번째 3연전을 스윕할 천금같은 기회였다.

그러나 잘 던지던 선발 김선우가 7회말 2사 후 박재홍에게 중월솔로홈런포, 조동화에게 우전안타를 잇따라 맞았다. 투구수도 이미 100개(106개)를 넘긴 상황. 김 감독은 그를 빼고 히메네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SK 김성근 감독마저 놀라게 한 카드였다. 그러나 히메네스는 정근우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재현에게 우월역전3점포를 맞았다. 분위기는 SK로 단숨에 넘어갔고 두산은 4-6으로 뼈아프게 졌다.

김 감독은 김선우를 내린 상황에 대해 “류현진과 맞붙었을 때도 그랬고 이번 김광현과의 맞대결에서도 그렇고 (김)선우가 훌륭한 투구내용을 보여줬다. 사실 홈런과 안타를 연달아 맞지 않았다면 8회까지 계속 던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김선우 다음으로 준비했던 구원투수도 히메네스가 아닌 성영훈이었다고 한다. 아직 올 시즌 이렇다할 성적은 내지 못했지만 마무리훈련 때부터 좋은 피칭을 보였던 그에 대한 믿음이었다.

김 감독은 “나머지 불펜투수(고창성·정재훈)는 쓸 수 없는 상태였고, 핀치 상황에 올리기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한 (성)영훈이에게 부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카드를 써봤는데…”라며 히메네스를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과정이 어찌됐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는 게 스포츠의 세계다. 또 그 과정에서 수확이 있었다면 패전이라도 팀에 이로울 수 있다.

김 감독은 “(성)영훈이가 비록 1점을 더 내줬지만 다음 경기에 낼 수 있겠다는 믿음을 줬다”고 이번 경기의 수확을 밝혔다.

값비싼 대가였지만 장기레이스에서 중요한 중간계투 한 명을 얻었으니 마이너스는 아니라는 의미. 이어 “SK와의 3연전에서 2승1패 작전은 성공했다. 앞으로 더 분발해서 1위와의 격차를 좁히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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