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사커] 하강진 “내 꿈은 국가대표 거미손”

입력 2011-10-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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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대표 하강진(성남)은 15일 FA컵 결승전 선방으로 A대표 정성룡(수원)과의 맞대결에서 짜릿하게 승리하며 개인적으로 2년 연속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성남|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성남 FA컵 우승 주역 GK 하강진

올해 정성룡 형에 밀려 수원서 성남으로
친정 수원·정성룡 형에게 첫승 기분 좋아
15세 대표때 부터 함께한 구자철과 절친
올림픽 잘 치르고 A대표팀 승선 부푼 꿈


성남 골키퍼 하강진(22)은 프로 2년 차다. 그 사이 참 많은 일을 겪었다. 2010년 수원에 입단해 그해 중반, ‘영원한 거미손’ 이운재(38·전남)를 밀어내고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올 초 수원이 대표팀 주전 골키퍼 정성룡(26)을 데려 오는 바람에 떠밀리 듯 성남으로 팀을 옮겼다.

당대 최고 골키퍼 이운재, 정성룡 관련 기사에 늘 언급되던 이름이 하강진이다. 하강진은 작년과 올해 FA컵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작년에는 수원 소속으로 결승에서 부산을 이겼고, 올해는 성남 소속으로 ‘친정팀’ 수원을 울렸다. 두 번의 결승 모두 무실점 선방으로 1-0 승리를 이끌었다.

스페인의 전설적인 골키퍼 카시야스를 빗대 ‘성남의 하시야스’로 불리는 하강진을 카카오톡으로 만났다.


-수원 이기고 우승해서 감회 남달랐을 것 같다.

“경기 전에는 긴장도 많이 했다. 그런데 막상 이기니까 음… 너무 좋았다. 운이 좋게 이겨서 수원에는 미안하지만.”


-최고 골키퍼 정성룡과 맞대결에서 이긴 기분은.

“성남에 와서 운재 형(전남)도 이겨보고 영광이 형(울산)도 이겨봤다. 그런데 성룡 형은 한 번도 못 이겨서 정말 이기고 싶었다.”


-경기 후 정성룡에게 인사는 했나.

“못했다. 그럴 분위가 아니어서…. 수원 윤성효 감독님께도 차마 인사를 못했다.(윤 감독은 하강진이 숭실대를 다닐 때 3년 간 지도한 은사다.)”


-스테보의 결정적인 슛을 막았다.

“운이 좋았다. 사실 각도를 잘 잡고 나와 스테보의 슛이 제대로 맞았으면 더 쉽게 처리했을 텐데 빗맞는 바람에 힘들게 쳐냈다.”


-수원은 오프사이드 오심에 무척 억울해하고 있다.

“나도 처음에 오프사이드인 줄 알았다. 그런데 돌아 서 보니 (박)진포 형이 누워있는 게 아닌가. 가슴이 철렁했다. 오프사이드 판정 나는 걸 보고 다행이다 싶었다.”


-작년 드래프트 때 수원 지명 받을 거라 예상 했나.

“전혀 못 했다. 원래 드래프트 시기가 되면 누구는 어디로 간다는 소문이 나지 않나. 그런데 내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하강진은 4순위로 수원 지명을 받았다.)”


-수원에는 당시 이운재가 버티고 있지 않았나.

“몇 년 잘 배워서 운재 형 은퇴하면 기회를 노려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바뀌고 하계훈련 뒤 내가 2군 경기를 잘 했다. 그래서 처음(7. 31. 광주상무) 1군 경기를 뛰었는데 그날 이겼다. 다음 경기도 또 이기고….(당시 수원은 하강진의 데뷔전부터 5연승을 달렸다)”


-데뷔전 때 느낌은.

“경기당일 알았다. 갑자기 주무 형이 ‘잘해봐’라고 하더라. 그래서 무슨 소리인가 하고 의아하게 쳐다보니 선발이라고 했다. 라커에 가 보니 진짜였다.”


-그렇게 알찬 시즌을 보낸 후 정성룡이 수원으로 올 거라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소문은 들었다. 그런데 성룡 형이 와도 내가 다른 팀으로 갈 줄은 몰랐다. 성룡 형에게도 잘 배웠다가 성룡 형 군대 가면 내가 기회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팀을 옮겨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심정은.

“충격이었다. 괌 전지훈련 중 에이전트가 성남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안 가면 안 되냐고 물었을 정도다. 뭐랄까. 잡혀 가는 심정이었다.”


-언제부터 마음이 정리가 됐나.

“윤성효 감독님이 너를 위한 결정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일본으로 성남 전훈을 갔는데 신태용 감독님이 장난도 치시고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셨다. 지금은 옳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올림픽팀 주전 골키퍼인데.


“운재 형이나 성룡 형, 영광 형 모두 올림픽 갔다 오지 않았나. 나도 올림픽을 거쳐 A대표팀으로 올라가고 싶다. 열심히 해서 올림픽은 꼭 나가고 싶다.”


-친한 선수는 누가 있나.

“(구)자철이랑 예전부터 친했다. 15세 대표부터 쭉 같이 하면서 2009년 U-20월드컵도 같이 가자고 했는데 저만 못 갔다.”


-2008년에 U-19대표팀에서 비장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다고 하던데.

“저는 나가서 덮치고 (유)병수(현재 알 힐랄)는 발을 들고 들어오는 상황이었다. 배에 공 맞았을 때 거의 숨 못 쉬는 고통 있지 않나. 그것보다 100배 아팠다. 그렇게 큰 부상인 줄 몰랐다. 혹시 해서 병원을 갔는데 엑스레이와 CT(컴퓨터단층촬영)를 찍더니 응급이라고 바로 수술하라고 하더라.”


-지금은 괜찮나.

“비장을 아예 떼어 냈다. 운동하는 데 지장은 없지만 큰 수술자국이 남아 있다.”


-골키퍼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초등학교 3학년 때 내가 오락실에서 살다시피 했다. 친 형이 축구선수였는데 엄마가 나 오락실 못 가게 하려고 형이랑 같이 축구를 하라고 했다. 근데 골키퍼 포지션이 나랑 정말 잘 맞는다.”


-어떤 점이 잘 맞나.

“안 뛰어도 되니까. 오래달리기 하면 꼴등이다.”


-마지막으로 올림픽 팀 홍명보, 소속 팀 신태용 감독을 비교해 달라.

“두 분 다 편하게 대해 주려고 노력 하신다. 신 감독님은 농담하실 때 워낙 밝아 장난인 걸 알겠는데 홍 감독님은 얼굴이 무표정이셔서 농담인지 진담인지 헷갈린다.”


하강진?


▲ 생년월일: 1989년 1월 30일

▲ 신체조건: 193cm 86kg

▲ 학력사항: 고창초-세일중-장훈고-숭실대

▲ 프로경력: 수원 삼성(2010) 성남 일화(2011∼)

▲ K리그 활약도: 통산 42경기 55실점

▲ 대표경력: 2008년 U-19대표 현재 올림픽대표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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