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륜달 선생의 경륜 중급 특강] 동아줄…썩은줄…애매하죠? 편성 축 잘 따져보면 돼요

입력 2011-1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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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에도 줄서기가 중요하다. 주로 팀에 대해 이루어지는 선수들의 줄서기는 연대경주 편성이 늘어날수록 치열하게 전개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연대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계하고 경주권 구매 전 다양한 요소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줄서기의 허와 실


연대편성 ‘연대’만 믿었다간 낭패
편성 축·줄대는 선수 능력 따져봐야

평균 인기순위 3위 선수 ‘거품 주의’
성적 기복 심해 입상권 실패할수도


줄을 잘 서야 하는 것은 군대, 조직사회에서만 필요한 게 아니죠.

경륜에서도 줄을 잘 서야 성적을 낼 수 있습니다. 경륜에서 ‘줄!’하면 ‘팀!’이 딱 떠오르죠? 경륜 좀 아는 분들에게는 당연한 얘기입니다.

최근 대상경주를 보면 호남권 팀에 줄을 선 선수들이 재미를 좀 봤어요.

일반 특선급의 경우는 충청권, 창원연합권에 줄을 댄 선수들이 성공을 거뒀고요. 반면 그동안 경륜판을 이끌었던 수도권 줄을 고집한 선수는 낭패를 봤죠. 아마도 이 순간 일부 선수들은 훈련지를 옮겨, 누구 편에 서야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최근 수년간의 통계를 보면 특정 지역의 강세가 도드라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어떤 지역은 선수들의 부진으로 끝을 모를 지경이에요. 김천팀의 경우 김재환, 박성근, 정재성 등 특선급 선수들이 타 지역으로 옮기면서 3명의 선수만 남게 됐죠. 바야흐로 약자에게는 시련의 시대인 겁니다.

눈이 밝지 못한 선수에게도 믿는 구석이 없지는 않아요.

바로 ‘묻어가기’죠. 모두가 인정하는 주도 선수를 따라 가는 겁니다.

왜 학교 다닐 때 보면, 전교 1등하는 친구가 하는 대로만 따라하는 애들 있었잖아요. 제 동창 한 놈은 전교 1등하는 친구가 공부할 때 하고, 밥 먹을 때 먹고, 하다못해 화장실 갈 때 자기도 갈 정도로 악착같이 따라하더군요. 놀랍게도 그 친구, 꽤 좋은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여하튼 특선 강자만 따라 꾸준히 훈련을 하면 꽤 괜찮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어요.

15명의 특선급을 보유하고 있는 유성팀은 인근 충청권에 묻어가는 전략을 폈습니다. 이들의 기세가 오르면서 서로 줄을 대려는 선수들이 몰렸어요.

연대경주가 많아질수록 개인의 줄대기는 더욱 치열해지죠.

그런데 줄서기에도 약점이 있어요. 그 중에서도 최악은 줄이 시원치 않을 때죠. 줄이 끊어지면 같이 끊어지게 되니까요.


당장은 굵고 튼튼한 줄 같지만 실은 빗물에 잔뜩 불어난 빈약한 줄일 수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11월 12일 광명특선에서 이명현-노태경(호남권)과 13일 광명특선 박병하-황순철(김해)의 협공이 실패로 끝나고 말았죠. 믿었던 노태경과 황순철이 마크를 놓치면서 등외로 밀려나 버렸어요. 이들은 선행형으로 마크에 단점을 가진 선수들이기도 했죠.

선수, 경륜팬들로서는 줄서기의 점검이 필요합니다. 연대편성일지라 해도 연대만을 맹목적으로 믿고 ‘단방’으로 간다면 낭패를 볼 수 있는 것이죠.

편성에 따라 챙길 수 있는 축, 아닌 축, 줄을 함께 할 선수의 능력 역시 꼼꼼히 점검해야 합니다.


● 평균 인기순위 3위 ‘거품 선수 주의보!’

이제 분위기를 바꿔 ‘거품선수’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평균 인기순위 3위를 형성하면서 경륜팬들로 하여금 경주권 구매 전략에서 제외할 수 없게 만드는 선수들이 있죠.

그런데 사실 이들의 성적은 기복이 심해요. 11월 13일 광명8경주는 축인 이효석을 놓고 후착찾기 편성이었습니다. 평균 인기순위 3착이었던 조창인과 곽충원이 2착 입상후보로 인기를 모았죠.

하지만 이들 모두 입상권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쌍승 15.5배의 빌미를 제공했죠. 성적의 기복이 심한 선수들의 경우 스릴을 느끼게 해주는 점은 좋겠지만 투자 대비 경제성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광명8경주만 해도 실패한 두 사람이 입상권에 진입했을 경우 각각 쌍승 3배와 4배였죠.

12일 창원1경주에서는 권영하와 신인 윤현준이 인기순위 1위 박효진을 따돌리며 쌍승 92.5배를 낳았습니다.

박효진은 평소 평균 인기순위 3위였죠. 박효진이 신인 윤현준과 입상권에 진입을 해도 2배였어요. 배당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제 ‘거품’을 뺄 때가 됐습니다.

아셨죠? 경주권을 구매할 때는 전력기복이 심한 평균 인기순위 3위인 ‘거품 선수’를 빼는 것도 전략이라는 사실!

TIP. 기어배수가 높을수록 좋다?

경륜자전거의 기어배수는 ‘기어 크랭크에 부착돼 있는 대기어 치수를 뒷바퀴 허브에 고정되어 있는 소기어 차수로 나눈 수치’를 말합니다.

좀 어렵죠?

출주표를 보면 기어배수가 표기됩니다. 기어배수는 수치가 높아질수록 페달을 밟는데 큰 힘이 필요하다는 점만 기억해 두시면 됩니다.

반대로 낮아질수록 힘이 덜 들겠죠? 그렇다면 뭐 하러 힘이 드는 큰 기어배수를 선택하는 선수들이 있을까요? 힘자랑이라도 하고 싶은 걸까요?

큰 기어배수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일정한 속도를 얻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일단 속도를 얻고 나면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작은 기어배수를 사용할 경우에는 동일 주행속도를 얻기까지 시간은 적게 걸리지만 속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하지요.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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