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3D 인터뷰] SK 박희수 ‘이대호 혼 뺀 투심…심판이 놀란 직구’

입력 2012-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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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자는 통상적으로 좌투수에 강하다. 그러나 이범호(KIA), 이대호(오릭스) 등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오른손 거포들도 박희수의 투심패스트볼에는 혀를 내둘렀다. SK의 새로운 발견, 박희수의 2012년은 희망으로 가득하다. 스포츠동아DB

우타자는 통상적으로 좌투수에 강하다. 그러나 이범호(KIA), 이대호(오릭스) 등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오른손 거포들도 박희수의 투심패스트볼에는 혀를 내둘렀다. SK의 새로운 발견, 박희수의 2012년은 희망으로 가득하다. 스포츠동아DB

■ SK 불펜의 희망 박희수

SK 박희수는 2012년 가장 기대되는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 박희수는 지난해 프로데뷔 6년만에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알렸다. 39경기에 등판해 4승2패, 8홀드 방어율 1.88을 기록했다. 67이닝 동안 76개의 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대단한 구위를 뽐냈다.
그토록 염원했던 SK 왼손투수진의 중심에 섰다. “SK에 제 자리는 없다고 생각했었죠. 왼손투수들이 너무 막강하잖아요.” SK의 희망으로 떠오른 박희수에게 올해는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타이밍이다. 지난해 보여준 가능성을 이제는 확실하게 인정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올해 그의 목표는 홀드왕이다.

■ 박희수가 말하는 박희수


20cm 이상의 낙차 큰 투심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 133km…타자 속수무책

설 곳 없을것만 같았던 ‘좌완왕국’ SK
철저한 자기관리+노력으로 1군 꿰차
이젠 SK 불펜 핵심…홀드왕을 꿈꾼다
● 투심패스트볼은 리그 최강


박희수가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투심패스트볼을 빼놓을 수 없다. 그의 투심은 빠르고 정교하고 낙차가 예리하다. 20cm 이상 떨어지는 그의 투심은 특히 우타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지난해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1-0으로 앞선 8회 무사 1루 위기에서 4번 이대호와 5번 홍성흔을 연속 삼진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두 타자에게 모두 투심패스트볼을 결정구로 썼다.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피칭은 아니었다. 배짱과 투심패스트볼이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어 가능했다.

● 박희수표 투심패스트볼

박희수의 투심패스트볼은 떨어지는 각도가 마치 스플리터 같다. 직구처럼 오다가 순식간에 가라앉는다. 박희수표 변형 투심패스트볼이다. 그립도 남들과 다르고 던지는 방법도 서클체인지업에서 힌트를 얻었다. 그는 상무에서 투심패스트볼을 완성했다. 이전에는 스플리터를 던졌지만 팔꿈치에 무리가 온다는 판단 아래 투심을 연구했다. 그야말로 죽기살기로 던졌다. 하루 동안 투심만 200개를 던진 적도 있었다. 1군에서 인정받기 위해서 적어도 뭔가 하나는 최고가 돼야만 했다.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2군에서 박희수의 투심은 일찌감치 ‘마구’로 통했다. 작년 박희수의 투심이 절정에 올라선 것은 스피드의 변화 때문이다. 자신감이 생기면서 좀 더 강하게 던졌다. 평균 128km였던 투심이 평균 133km로 5km나 빨라졌다. 타자 눈에 직구처럼 보이기 때문에 알고도 당하는 ‘박희수표 투심’이다.

● 왼손 왕국의 중심에 섰다

“이번에도 안되면 트레이드를 시켜달라고 하든지 은퇴할 생각이었어요.” SK에서 자신의 자리는 없을 것 같았다. 에이스 김광현부터 두 명의 이승호, 정우람, 고효준, 전병두에 김태훈까지…. 하지만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선 지난해 박희수는 당당히 왼손왕국의 중심에 섰다. SK불펜은 올해 변화가 많다. 정대현과 이승호가 롯데로 갔고 고효준은 군입대, 전병두는 수술을 했다. 왼손투수 세 명이 빠져나간 빈자리가 꽤 커 보인다. 박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보다 훨씬 커졌다.

● 목표는 홀드왕! 우람이와 멋진 경쟁하고 싶다

박희수에게 최고 투수는 정우람이다. 정우람은 2008년과 2011년 두 차례나 홀드왕을 차지했다. 통산 117홀드를 기록한 국내 최고의 왼손불펜투수다. “항상 흔들림없이 잘 던지잖아요. 그렇게 많은 경기, 많은 이닝을….” 박희수의 올해 목표는 홀드왕이다. 홀드왕이 되기 위해서는 정우람을 이겨야 한다. SK가 올해 6년연속 한국시리즈에 나가기 위해서는 박희수와 정우람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박희수와 정우람의 멋진 대결을 기대한다.

● 계속되는 도전

박희수는 장점이 많다. 멋진 투심이 있고 최고 149km까지 기록된 빠른공은 컨트롤과 무브먼트가 좋다. 좌우컨트롤도 뛰어난 편이다. 커브와 슬라이더도 괜찮다. 투구할 때 왼손을 잘 숨겨 나오고 릴리스포인트가 높아 타자를 힘들게 한다. 만 28세에 박희수는 인정받는 1군투수가 됐다. 많은 야구인들이 그의 성공시대를 말한다. 누구보다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노력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2012년, 박희수의 도전은 계속된다

■ 이만수 감독 “정우람과 SK 불펜 책임질 것”


● 올해는 더 잘할 걸로 믿는다

지난해 희수는 100점을 주고 싶다. 성적이 나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구위도 더욱 좋아졌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훨씬 더 잘할 걸로 믿는다.


● 묵묵하게 책임을 다하는 투수

SK선수들이 모두 그렇지만 희수도 훈련량이 많은 선수다. 스스로 훈련을 찾아서 한다. 2군에서 너무 훈련량이 많아 내가 못하게 한 적도 있다. 묵묵하게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인 선수다.


● 불펜의 중심

선발도 생각해봤지만 역시 희수는 불펜에서 활약해야 할 것 같다. 정우람∼박희수, SK불펜의 중심이다.

■ 임채섭 심판 “몸쪽 직구 류현진과 맞먹어”


● 여러 번 깜짝 놀랐다

박희수의 최고 무기는 직구다. 특히 우타자 몸쪽에 던지는 공은 치기 힘들다. 몸쪽 직구는 류현진 못지 않다.


● 컨트롤이 많이 좋아졌다

2군에서도 박희수를 본 적이 있다. ‘곧 1군에서 일을 내겠구나’생각했는데 그 때는 컨트롤이 약간 흔들렸다. 몸쪽, 바깥쪽을 다 던질 줄 안다.


● 올해 가장 기대하는 투수 가운데 한 명

심판들도 새로운 투수가 등장하면 더 신경이 쓰인다. 박희수는 올해 가장 주목하는 투수다. 올해 예상대로 뻗어나간다면 국가대표도 될 수 있을 것이다.

● 박희수는?


▲ 생년월일 = 1983년 7월 13일

▲ 출신교 = 유천초∼한밭중∼대전고∼동국대

▲ 키·몸무게 = 184cm·84kg(좌투좌타)

▲ 프로 입단 = 2002 신인 드래프트 SK 2차 6번(전체 43번) 지명·2006년 입단

▲ 2011년 성적 = 39경기 4승2패8홀드1세이브 방어율 1.88(67이닝 14자책점)

▲ 2012년 연봉 = 7000만원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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