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창단 최소한 로드맵조차 못만들다니…

입력 2012-05-09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우리는 롯데를 비롯한 기존 구단들의 이기주의가 아니라 10구단을 원한다.’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 시민연대와 창원 NC팬들이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열린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 앞에서 10구단 체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화용 기자

■ 사실상 물건너간 내년 10구단 체제

수원·전북 “시간도 없고…지친다 지쳐”


제9구단 NC 다이노스의 2013년 1군 진입은 승인을 얻었지만 제10구단 창단은 여전히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선 10구단 창단 추진 여부에 대해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차기 이사회까지는 빨라도 한 달. 6월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으더라도, 사실상 내년 시즌 10구단 체제는 물 건너간 분위기다. 10구단이 올 8월 열리는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하기 위해선 8일 이사회에서 적어도 최소한의 로드맵, 일정표는 나왔어야 했다.

향후 전망도 안개속이다. 수원과 전북은 10구단 창단 의향서를 이미 KBO에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이사회는 10구단 창단과 관련한 사안을 실행위원회(단장회의)로 다시 떠넘겼다. 10구단 창단 논의는 마치 쳇바퀴 돌 듯 이사회와 실행위를 왔다 갔다 하며 제자리 걸음마에 그치고 있다. 결승점이 보이지 않는 장기레이스에 지치는 건 지자체와 기업들이다. 지자체들은 이미 여러 차례 KBO에 신생구단 창단과 관련한 행정절차를 문의했지만,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 수원과 전북 모두 KBO와 기존 구단들의 우유부단한, 아니면 소극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태도에 적잖이 실망하고 있다. KBO 입장에서도 ‘창단을 승인한다’는 이사회의 결론 없이 10구단 창단작업에 돌입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는 10구단 창단을 희망하는 기업에도 마찬가지다. 지금이야 의욕적으로 창단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시기가 자꾸 미뤄지면 발을 뺄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9구단 NC의 경우를 통해 한국프로야구의 높은 진입장벽을 느꼈을 법하다. 비록 지금은 창단을 희망하더라도 기업 생리상 언제든 내부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고, 창단추진과정에서 급격히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 지자체든, 기업이든 너무 오래 기다리게만 할 수는 없는 게 KBO와 한국프로야구의 현실인지 모른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