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남자 박종우, 인기는 이동국급

입력 2012-09-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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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에 나갈 한국 축구대표팀이 3일 파주 트레이닝센타(NFC)에 소집되 훈련에 들어갔다. 축구 대표팀 박종우. 파주|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거칠고 활동량 많은 중원의 저격수
A대표팀 첫 입성 플래시 세례 집중

“2002년 월드컵 김남일 선배 롤 모델
국민들 응원에 열정적인 모습 보답”


“박종우가 왔다.”

3일 파주NFC. 우즈베키스탄과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원정경기(한국시간 9월11일 오후 10시)를 앞둔 축구대표팀이 소집됐다. 가장 주목 받은 선수는 미드필더 박종우(23·부산 아이파크)였다. 낮 12시 소집에 맞춰 NFC 본관 앞에 모여 있던 기자들은 박종우가 나타나자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방송 카메라와 수십 명의 기자들이 순식간에 그를 둘러쌌다. 박종우 인터뷰가 막 시작될 즈음 이동국(33·전북 현대)이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 같으면 취재진이 이동국 쪽으로 우르르 자리를 옮겼을 텐데 이날은 달랐다. 이동국 쪽은 한산했다. 이동국은 박종우를 힐끗 보며 “유명인사가 여기 있네”라며 농담을 던졌다.


○닮은꼴 김남일이 롤 모델

“독립투사잖아.”

박종우 이야기 나오자 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웃으며 말했다. 꼭 독도 세리머니를 빗대서 한 말은 아니다. 박종우는 터프가이로 통한다. 플레이스타일이 거칠고 활동량이 많아 중원전쟁의 적임자다. 콧수염 기른 얼굴은 꽃미남 스타일은 아니지만 남자다운 매력으로 인기가 많다. 2002한일월드컵을 전후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김남일(35·인천)이 떠오른다. 공교롭게 둘은 12년 차 나는 띠 동갑(뱀띠)이고, 생일도 3월로 같다. 김남일은 1977년 3월14일생, 박종우는 1989년 3월10일생이다. 박종우도 롤 모델로 주저 없이 김남일을 꼽았다. 그는 “2002월드컵대표팀의 진공청소기 김남일 선배를 본 받고 싶다. K리그에서 인천과 경기하면서 부딪치며 많이 보고 배웠다”고 했다.


○카멜레온 같은 선수 되겠다

박종우는 이번이 A대표팀 첫 발탁이다. 소감을 묻자 그는 “오랜 꿈을 이뤘다”는 말을 반복했다. 사실 동기들에 비하면 조금 늦은 감이 있다. 일찌감치 A대표 물을 먹은 김보경(카디프시티)과 홍정호(제주), 김영권(광저우) 등이 동기다. 런던올림픽이 박종우 인생을 바꿨다. 동메달 주역으로 최강희 감독 눈에 들었다. 물론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올림픽 팀 파트너 기성용(스완지시티), 하대성(서울), 윤빛가람(성남)과 주전경쟁에서 이겨야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다. 박종우는 당찼다. “카멜레온 같은 선수가 되겠다. 월드컵에 나가서도 4강 이상의 성적을 내고 선수 입장에서 월드컵 최고 기록을 뛰어 넘고 싶다. 거친 수비가 장점이고 자신도 있다.”


○국민적 관심 오히려 감사

박종우는 런던올림픽 직후 독도 세리머니 논란에 휩싸여 심하게 마음고생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어느 정도 치유가 된 듯하다. 표정이 밝았다. 독도 세리머니 관련 질문에 박종우는 “그건 제가 할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국민들의 관심이 부담스럽지는 않느냐”고 묻자 “보기와 달리 저는 긍정적이다. 부담은 없다. 국민들의 응원을 많이 받았고 열정적인 모습 보여주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책임감이 더 생겼다”고 말했다.

파주|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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