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스포츠동아DB
김경문감독 신임 이호준, NC 주장 낙점
이제 캡틴도 FA(프리에이전트)가 맡는 시대다. FA로 이호준(36·사진)을 영입한 NC, 그리고 4년 전 떠나보냈던 홍성흔(36)을 다시 부른 두산. 두 FA의 공통점은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활약 외에도 라커룸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NC와 두산도 이 점에 주목해 FA 계약을 했다. 이호준은 SK에서 2년 계약을 제안 받았다. 그러나 NC는 3년을 보장했다. 홍성흔은 3년을 제시한 롯데 대신 4년을 보장한 두산의 품에 안겼다.
30대 중반을 넘긴 노장을 보상금, 경우에 따라선 보상선수까지 내주며 장기계약으로 영입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NC와 두산은 이호준과 홍성흔의 뛰어난 리더십에 더 큰 가치를 매겼다. NC 김경문 감독은 이호준에게 “성적뿐 아니라 기대하는 부분이 많다. 아주 호탕한 성격이다. 주장을 맡아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두산 김진욱 감독도 계약 당일인 19일 “(홍)성흔이를 영입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선수단을 이끌 리더로서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주장을 맡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호준은 은퇴한 김재현에 이어 SK의 주장을 맡아 보스 기질을 발휘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박정권에게 완장을 넘겼지만 여전히 듬직한 리더다. 홍성흔은 롯데와 연고가 없었지만 FA로 이적해 주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을 발휘했다. 밝은 분위기로 팀을 이끌지만, 슈퍼스타 이대호를 야단치는 무서운 고참이기도 했다.
1988년 LA 다저스는 커크 깁슨(현 애리조나 감독)의 강력한 리더십을 주목하며 영입했다. 깁슨은 단숨에 다저스 선수단에 투지를 불어넣으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3할타자, 10승투수보다 더 육성이 힘들고 외부 영입은 더욱 쉽지 않은 클럽하우스 리더의 힘이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