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의 구상은 뚜렷하다. 미래로 지향점을 설정했다. 서정원(사진) 감독을 신임 사령탑에 올리며 3년 계약을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포츠동아DB
유스팀 출신들 미래의 전력 육성
서정원 감독과 3년 계약 힘 싣기
“명성은 잊어야죠. 이름값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수원 삼성 이석명 단장의 냉정한 진단이다. 올 시즌 수원은 2% 부족했다. K리그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FC서울에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지만 우승을 내줬고, FA컵 역시 참담했다.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출전권을 확보했지만 FA컵을 제패한 포항에 정규리그 3위 자리를 내줬다. 결국 자력 아시아 무대 진출도 아닌 셈이다.
수원의 판단은 확실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던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말처럼 구단의 노선부터 대폭 수정하기로 했다. 당장의 성적이 아닌 미래를 내다보겠다는 비전 프로젝트다.
이 단장은 “과거 명성에 취해 살 수는 없다”고 했다. 윤성효 전 감독에 이어 바통을 이어받은 서정원 감독도 구단의 ‘10년 대계’ 마스터플랜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수원이 서 감독과 3년 장기계약을 맺은 까닭도 그래서다.
요즘 사령탑의 계약기간은 통상 1∼2년에 +@ 옵션이 붙지만 수원은 이 트렌드 대신 서 감독과 코칭스태프에 전폭적인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1단계 팀 정비 및 개편, 2단계 전력 향상, 3단계 성적 확보 등이 골자다. 특히 1단계 계획에는 프렌차이즈 육성이 포함되는데, 유스 출신들을 적극 육성하고 실전에 기용하기로 했다. 완성된 선수를 사들여 타이틀을 얻었던 기존 틀을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서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성장시켜 큰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 주력 선수단 중에는 중앙 수비수이자 주장인 곽희주가 유일한 프렌차이즈 멤버다. 이 단장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기초부터 다시 끌어 올리겠다”며 희망을 내다봤다.
남장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