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터·이치로 보고 배워” 김응룡 감독의 쓴소리

입력 2014-03-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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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 한화 김응룡 감독이 지터와 이치로의 사례까지 들어가며 독감 유행으로 부상 병동이 된 선수들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일본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 한화 김응룡 감독이 지터와 이치로의 사례까지 들어가며 독감 유행으로 부상 병동이 된 선수들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프로라면 자기 몸은 자기가 챙겨야지
스프링캠스에서 감기라니 말이 돼?”

양키스 베테랑 시범경기 허슬플레이 감탄
“몸 잘 만들었으니 마흔 넘어 저렇게 뛰잖아”


2일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SK와 한화의 연습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날 오전엔 하늘이 잔뜩 흐린 가운데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스산한 공기 속에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날씨였다. 한화 김응룡(73) 감독은 “이럴 때일수록 자기 몸을 잘 챙겨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 코끼리의 일침 “프로라면 몸 관리 철저해야”

한화는 이번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몇몇 선수들이 감기에 걸려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데 차질을 빚었다. 특히 선발 후보 유창식은 2월 초·중순경 열흘간이나 훈련을 하지 못해 김 감독의 애를 태웠다. 현재 고친다구장 복도에 위치한 화이트보드엔 “가글 하루 3회, 손소독제 비치”라는 지시사항이 적혀 있다. 감기 예방을 위한 조치다. 김 감독은 “프로선수가 왜 돈을 받는가? 몸을 잘 만들어서 고국에 계신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라는 것이다. 나도 감독으로서 프로 아닌가. 잠자리에 들 때도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꼬박꼬박 이불 2장을 챙겨서 덮는다. 프로라면 자기 몸은 자기가 잘 챙겨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꼭 감기 때문이 아니더라도 한화 캠프에는 잔부상으로 신음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외국인투수 앤드류 앨버스는 허리근육통, 외야수 펠릭스 피에는 왼손 엄지손가락 통증을 호소했다. 김혁민이 1월 등산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2월 2군 캠프에서 훈련한 것도 한화로서는 아쉬운 대목이었다. 김 감독은 “부상 병동”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뉴욕 양키스 스즈키 이치로-데릭 지터(오른쪽). 사진|MLB.com 캡처·동아닷컴DB

뉴욕 양키스 스즈키 이치로-데릭 지터(오른쪽). 사진|MLB.com 캡처·동아닷컴DB





● “이치로의 투지를 배워라”

2일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가 시범경기에 처음으로 등판했다. 김 감독은 이날 새벽 경기를 중계로 지켜보며 데릭 지터(40)와 스즈키 이치로(41)를 눈여겨봤다. 마흔이 넘었지만, 여전히 투지 있고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그 선수들은 지금까지 엄청난 돈을 벌지 않았나. 그만큼 자기 몸을 잘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 경기 중에는 프로답게 몸을 사리지 않는다. 우리처럼 한 타석 나간 뒤 아프다고 빠지는 선수들은 없다. 오랜 기간 감독 생활을 하며 내가 느낀 바로는, 허슬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오히려 덜 다친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정근우와 이용규 등 FA(프리에전트) 대어들을 영입했다. 신인투수 최영환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객관적인 전력 보강과 함께, 선수단이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도 한화의 과제다. 몸 관리와 함께 투지·승부욕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감독은 “요즘 공자의 책을 읽는다. 소인배는 근심걱정만 많지만, 군자는 행동으로 보여준다고 하더라. 묵묵히 할 일을 하겠다”며 올 시즌을 겨냥했다.

오키나와|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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