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브레이크] 감독 이상민, 마지막 승부 제 2막을 열다

입력 2014-04-1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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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이상민 코치(오른쪽)를 신임 감독으로 승격시키면서 본격적으로 ‘마지막 승부 세대’ 오빠들의 감독 시대가 열렸다. SK 문경은 감독(왼쪽)의 성공이 이들의 감독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었다. 사진|KBL·스포츠동아DB

■ 지금은 오빠들의 감독시대

문경은·김영만 이어 ‘원조오빠’ 삼성 사령탑
유재학·허재 감독 등 1980년대 학번에 도전장


지난해 말 1990년대의 일상을 다룬 케이블TV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극중 여주인공인 성나정(고아라 분)은 연세대 농구부의 간판스타 이상민의 열성적 팬이었다. 성나정뿐 아니라 당시 여중고생이라면 누구나 그의 이름에 설레고, 농구장을 찾아 ‘오빠’를 연호했다. 남자프로농구(KBL) 삼성은 13일 1990년대 여학생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원조 오빠’ 이상민(42)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 ‘마지막 승부 세대’의 ‘감독시대’

1990년대 초중반은 한국농구의 ‘르네상스시대’였다. 뜨거운 농구인기에 힘입어 ‘마지막 승부’라는 농구 드라마까지 큰 인기를 누렸다. 당시의 농구열기는 KBL 출범의 초석이었다. 이상민, 문경은, 전희철 등은 당시 농구인기의 최전방에 섰던 스타플레이어들로, 이른바 ‘마지막 승부 세대’라고 불린다.

20년의 세월이 흘러 ‘마지막 승부 세대’는 지난해 서장훈을 끝으로 모두 은퇴해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서장훈, 현주엽 정도를 제외한 이들 대부분은 지도자, 해설위원 등으로 농구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2012∼2013시즌을 앞두고는 문경은(43) 감독이 SK의 사령탑으로 정식 취임(2011∼2012시즌은 감독대행)하면서 농구대잔치 세대 중 가장 먼저 감독 자리에 올랐다.

문 감독은 정식 부임 첫 시즌부터 SK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며 능력을 인정받았고, 그의 성공은 젊은 새내기 감독들에 대한 시선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계기가 됐다. 농구대잔치 시절 중앙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김영만(42)이 8일 동부 리빌딩의 사명을 짊어지고 신임 사령탑에 오른 데 이어 이상민까지 삼성의 명가 재건을 위해 신임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바야흐로 ‘마지막 승부 세대’의 본격적인 ‘감독시대’를 열었다.


● 1980년대 학번에 도전장 내밀다!

문경은, 이상민, 김영만 등 농구대잔치 시절 대학세를 이끌던 1990년대 학번들은 유재학, 허재 등 1980년대 학번들이 주축이 된 실업팀을 위협하며 한국농구의 세대교체를 앞당겼다. 현재 KBL 사령탑들의 판도도 그들의 선수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10년대 KBL 감독 구도의 대세는 1980년대 학번이다. 모비스를 2연속 챔피언 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유재학(51) 감독을 비롯해 LG 김진(53), kt 전창진(51), 오리온스 추일승(51), KCC 허재(49), 전자랜드 유도훈(47) 감독 등이 모두 1980년대 학번이다. 1990년대 학번으로는 유일했던 문 감독에게는 이상민, 김영만 신임 감독의 가세가 반갑다.

1980년대 학번과 1990년대 학번의 세대간 대결 못지않게 1990년대 학번끼리 벌이는 지략대결도 다음 시즌의 관심거리다. 문 감독은 이 신임 감독과 연세대 시절 한솥밥을 먹은 사이이며, 김 신임 감독과는 대학∼프로 경력 내내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해온 라이벌이다. 아울러 1972년생 동갑내기이자, 감독으로서 첫 시즌을 맞은 이상민, 김영만 두 신임 감독의 대결도 팬들의 흥미를 끌 것으로 보인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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