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롯데는 선수들의 집단행동으로 권두조 수석코치가 교체되는 등 내홍을 겪었다. 김시진 감독이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 스포츠동아DB
#2013년 10월 김 감독 곁에서 ‘외풍’을 막아주던 롯데 권영호 2군감독이 경질됐습니다. 수석코치에서 2군감독으로 ‘좌천’된지 불과 6일 만이었죠. 권 감독을 자른 다음날 롯데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코치진을 모았습니다. 기자는 그 자리에 김 감독이 불참한 것 같다는 ‘첩보’를 입수했습니다. ‘뭔가 큰일이 터지겠구나’ 싶었는데 김 감독의 한 지인은 구태여 알아볼 필요도 없다는 듯이 이렇게 단언하더군요. “장담컨대 김 감독은 그 자리에 와있을 것이다.” 확인 결과, 김 감독은 역시나 신 대행의 부름에 응했더군요. 그 식사자리에서 신 대행이 김 감독에게 했다고 들려오는 ‘말들’은 굳이 옮기지 않겠습니다.
#타고난 승부사라면 나폴레옹의 경구처럼 “1%의 승률이라도 보이면 모든 것을 걸줄 알아야” 합니다. 3B-2S에서 뒷일 생각지 말고 한복판을 찌르는 직구를 던질 수 있는 배포를 가지는 것은 확률이나 따지는 범인(凡人)은 할 수 없는 경지입니다. 또 승부사라면 ‘사즉생(死卽生)의 정신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을 타이밍’을 감각적으로 느끼고 결행할 줄 알아야 됩니다. 권 2군감독이 경질됐을 때, 김 감독은 어떤 심경이었을까요? 그 이후 신 대행과의 자리에서 김 감독이 택한 ‘굴신’이 지금 이 ‘권두조 사태’의 씨앗이 된 셈입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이제 롯데가 4강을 가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감독 김시진이 어떻게 기억되느냐의 문제”입니다. ‘무릇 군주는 미움 받는 것보다 경멸 받는 것을 더 두려워해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충고 속에 김 감독의 활로가 있다고 믿습니다. 감독 인생의 3B-2S에서 승부를 피하지 않는 리더 김시진의 결연함을 보고 싶습니다.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