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신종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굿이라도 해야 할까. 이쯤 되면 하늘도 무심하다고 할 만하다. ‘부상병동’ KIA에 주력타자인 신종길(31)마저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 제외됐다. KIA 한대화 수석코치는 20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신종길이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데 대해 “타선이 너무 허전해졌다”며 “필이 빠졌을 때까지는 그래도 다른 타자들로 채우니까 괜찮았는데, 필에다 신종길까지 빠지니 타선이 갑갑하다. 신종길이 있고 없고 큰 차이가 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종길은 19일까지 팀이 치른 64경기 중 6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1(220타수 61안타), 6홈런, 32타점을 기록했다. 빠른 발이 장기지만, 올해는 벌써 데뷔 후 개인 최다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장타력도 늘었다. 중심타선에 포진해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KIA 선동열 감독도 신종길의 공백이 아쉬운 건 두말 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선택했다. 선 감독은 신종길에 대해 “이전부터 계속 공을 던지는 오른쪽 어깨가 아프다고는 했다. 그동안 참고 뛰었는데 최근 들어 타격을 할 때도 통증이 심해져 아예 1군 엔트리에서 빼기로 했다”고 설명하면서 “일정상 우리 팀은 다음 주초에 SK 3연전(광주)을 하고 나면 42연전을 끝내고 휴식을 취한다. 신종길은 10일간 빠지지만 이번 주말 3연전과 다음 주초 3연전까지 사실상 6경기를 빠지는 것이다. 타격감이 좋았는데 최근 어깨 통증 때문에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다. 좀 쉬고 나면 괜찮아지지 않겠느냐”며 부상에서 빨리 회복되기를 바랐다.
부상이라면 이골이 난 KIA다. 부상 선수 명단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특히 팀의 핵심전력인 유격수 김선빈(햄스트링)과 외국인타자 필(왼손등 미세골절)이 언제 돌아올지 기약이 없어 답답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 시즌 야수는 백업 요원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대체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 감독은 “강한울 김민우 박기남 김다원 등 백업들이 잘해주고 있다. 야수는 그래도 주전 한두 명이 빠져도 주전선수 공백을 메워줄 만큼 어느 정도 갖춰진 것 같다. 문제는 투수인데, 중간계투도 최근엔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선발이 좀 버텨주면 좋은데 김진우가 아직 구위를 회복하지 못해 아쉽다”며 선발진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선 감독이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는 것은 에이스 양현종의 부상 상태가 심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19일 광주 넥센전에 선발등판해 1회초 이택근의 강습타구에 왼쪽 무릎 위쪽 허벅지 부위를 맞고 쓰러져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잠시 뒤 일어나 7이닝 1실점의 역투로 시즌 8승(4패)째를 수확했다. 선 감독은 “양현종이 쓰러질 때만 해도 깜짝 놀랐다. 김진우처럼 무릎에 맞은 줄 알았다. 다행이 무릎 위쪽에 맞아 큰 부상은 피할 수 있었다”면서 “어차피 오늘은 훈련을 하기 힘들 것 같아 양현종은 야구장에도 나오지 말고 호텔에서 쉬라고 했다”며 웃었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