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40인 보호선수 돌연 방출 ‘한화 미스터리’

입력 2015-12-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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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박성호-최영환-지성준(맨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40인 보호선수 박성호·최영환·지성준
FA보상선수 주지 않으려 보류선수 제외
보류선수 제도 취지 뒤흔든 편법 눈살


‘40인 보호선수에서 하루아침에 방출선수?’

한화의 미스터리다. 한화 박성호(29), 최영환(23·이상 투수), 지성준(21·포수)이 보호선수에서 하루아침에 방출선수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된 2차 드래프트를 위한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6일 뒤인 28일 KBO에 제출된 2016년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됐다. 한화는 왜 보호하기 위해 묶어뒀던 선수들을 일주일새 방출 신분으로 만들어버린 걸까.


최영환-지성준-박성호는 40인 보호선수

KBO는 지난달 30일 2016년 보류선수 명단 제외 선수를 발표했다. 한화는 무려 13명의 선수를 방출시켰다. 구단의 수용인원은 한정돼 있다. 올 시즌이 끝나고 2차 드래프트, 프리에이전트(FA) 등을 통해 선수를 보강하기 때문에 인원 정리차원에서 방출시키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스포츠동아 취재결과 박성호, 최영환, 지성준 3명은 2차 드래프트를 위한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40인 보호선수 안에 이름을 넣었다는 것은 타 팀에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다. 실제 박성호은 타 팀에서 충분히 탐낼 인재다. 지성준도 김성근 감독이 올 스프링캠프에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포수 유망주다. 최영환은 팔꿈치수술 후 군입대 예정이었지만, 아직은 입대 전이라 군보류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40인 보호선수로 묶어야했다.



● 규약의 허점 판 한화…선수들의 신분세탁


한화의 보호를 받았던 이들이 6일 만에 방출선수로 내몰렸다. 심지어 이들은 방출 전 육성선수 신분으로 팀에 잔류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이는 FA보상선수로 뺏기지 않기 위한 한화의 편법이라고 볼 수 있다.

KBO 야구규약 제172조에 따르면 ‘외부 FA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해당선수의 원소속구단에 전년도 연봉 300% 혹은 전년도 연봉 200%와 보상선수 1명을 줘야한다’고 명시돼 있다. 해당선수의 원 소속구단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지만, 대개 전력보강을 위해 보호선수 20인 밖에서 보상선수를 뽑는다. 한화는 이번 FA시장에서 정우람(4년·84억), 심수창(4년·13억)을 데려왔기 때문에 보상선수로 2명을 내줘야한다.

결국 한화는 20인 보호선수명단에는 이름을 올리기 힘들지만 타 팀에 내주기는 싫은 선수들을 방출시키는 꼼수를 썼다고 볼 수밖에 없다. ‘KBO에 제출한 20인 보호선수 명단과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는 FA보상선수로 데려갈 수 없다’는 규약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방출된 선수는 타 팀에서 자유롭게 데려갈 수 있는 자유계약신분이 되지만, 한화는 감독까지 직접 나서 선수를 다른 팀에 가지 못하게 잡아뒀다가 육성선수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신분을 세탁해 다시 활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보류선수 제도와 FA보상선수 제도의 근본적 의미와 존재 이유를 비틀어버리는 일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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