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장정석 감독, “‘버두치 효과’ 경계하고 있다”

입력 2017-09-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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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전 넥센 장정석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아예 무시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넥센 장정석 감독은 10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버두치 효과’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2008년 미국의 스포츠 전문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칼럼니스트 톰 버두치가 “100이닝 이상 투구한 만 25세 이하의 투수가 직전 시즌보다 30이닝 이상을 더 던지면 이듬해에 부상 또는 부진에 빠질 확률이 크다”고 주장한 것이 골자다. 버두치가 2005~2010년 이에 해당하는 메이저리그 투수 55명을 대상으로 통계를 낸 결과 84%(46명)가 이듬해 부상 또는 부진을 겪은 것으로 조사되면서 이 같은 이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넥센은 올 시즌 12승을 거둔 선발투수 최원태(20)가 팔꿈치 부상으로 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전력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최원태는 올 시즌 149.1이닝을 소화했는데, 이는 2016시즌 69이닝의 두 배가 넘는다. kt 고영표(26)가 우측 어깨 회전근 염증으로 9일 1군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도 버두치 효과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넥센 최원태. 스포츠동아DB


이제는 젊은 투수들의 이닝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버두치 효과’라는 이론까지 신경 써야 하는 실정이다. 2012년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159.1이닝)처럼 아예 이닝 제한을 둬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나온다. 워싱턴 구단은 그해 팔꿈치 수술 이후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스트라스버그의 투구이닝을 최대 160이닝으로 제한한 바 있다. 장 감독은 “투수들을 지켜주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앞으로 (버두치 효과를) 아예 무시할 수는 없겠더라. 적중률도 높고, 여러 사례를 봐도 그렇다”고 말했다.


■ 버두치 효과(Verducci Effect)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칼럼니스트 톰 버두치가 2008 년 자신의 글에서 ‘100이닝 이상 투구한 만 25세 이하의 투수가 직전 시즌보다 30이닝 이상을 더 던지면 이듬해에 부상 또는 부진에 빠질 확률이 크다’고 주장한 것에서 유래. 프로야구 현장에선 젊은 투수의 투구 이닝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는 말로 활용됨.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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