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앞세워 기사회생한 KIA, 사형선고 앞둔 LG의 희비쌍곡선

입력 2017-09-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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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이 26일 광주 LG전에서 역투를 하고 있다. 양현종은 7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정규시즌 우승을 위해 1승이 절실했던 팀에 승리를 안겼고, 개인 시즌 19승까지 챙겨 선발 20승 고지를 향한 희망도 되살렸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6일 광주 LG-KIA전은 양 팀에 매우 중요한 한판이었다. 전반기가 끝났을 때 무려 13게임차로 뒤처져 있던 두산에 공동 선두를 허용한 KIA는 단 한 경기만 패해도 자력 우승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포스트시즌(PS) 탈락 트래직넘버가 ‘2’였던 LG도 승리가 절실했다. 사활을 건 승부의 승자는 KIA였다. LG를 6-0으로 완파하고 한숨을 돌렸다.

26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7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 경기가 열려 KIA가 LG에 6-0으로 완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KIA 선발 양현종이 팬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양현종 19승, 22년만의 토종 20승에 한발 앞으로!

KIA 선발 양현종(29)은 7이닝 동안 94구를 던지며 5안타 무4사구 4삼진 무실점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19승째(6패)를 따냈다. 이는 1994년 조계현(18승)을 넘어선 타이거즈 토종 투수 최다 선발승이다. 앞선 두 경기에서 1패, 방어율 6.00(12이닝 8자책점)의 부진했던 탓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를 완벽하게 잠재웠다. 경기 내내 단 한 명의 주자도 득점권에 내보내지 않은 안정감은 덤이었다. 최고구속 149㎞의 직구(69개)와 체인지업(14개), 슬라이더(6개), 커브(5개)를 적재적소에 섞어 던지며 LG 타선을 봉쇄했고, 빠른 공이 원하는 코스에 들어간 덕분에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3회 김주찬(12호), 4회 안치홍(19호)의 2점홈런은 양현종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했다.

이날 승리로 양현종은 1995년 LG 이상훈 이후 22년만에 토종 20승 투수로 등극할 기회를 스스로 되살렸다. 앞으로 남은 5경기 중 최소 한 게임에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이미 KIA 김기태 감독과 이대진 투수코치는 “20승에 대한 욕심이 있다면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찬스를 살리는 것은 이제 양현종의 몫이다.

26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7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 경기가 열려 KIA가 LG에 6-0으로 완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KIA 김기태 감독이 선수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공동선두 허용했던 KIA, 한숨 돌렸다

KIA는 83승1무55패를 기록하며 전날까지 공동 선두였던 두산을 0.5게임차로 따돌리고 한숨을 돌렸다. 여전히 두산이 잔여경기 4게임을 모두 승리할 경우 1패도 허용되지 않는 불리한 입장이지만,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27일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LG에 져 0.5게임차 뒤진 2위로 추락했다면, 28~2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선수들의 부담이 더욱 커졌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00만 관중을 넘어선 광주 팬들에게 인사도 건넬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열렬히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하다”면서도 “경기 후에도 인사를 해야 하는데, 분위기가 어떨지 몰라서…”라고 걱정했던 터였다.

26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 경기에 선발 출전한 LG 김대현이 KIA 타선을 향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LG, 치명적 1패로 5강에서 더 멀어지다

경기를 앞둔 LG 덕아웃은 평소보다 조용했다. 선수들의 발걸음에도 힘이 없었다. LG 양상문 감독은 “선발 (김)대현이가 잘 던져주면 길게 갈 수 있다”고 넌지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김대현은 4이닝 동안 6안타(2홈런) 2볼넷 3삼진 5실점을 기록하며 양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타선은 더 무기력했다. 경기 내내 단 한 번도 득점권에 출루하지 못하는 빈공에 시달렸다.

이날 패배로 67승 3무 69패를 기록한 LG의 5강 탈락 트래직넘버는 ‘1’로 줄었다.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5위 SK가 잔여경기 3게임 중 한 경기만 잡으면 올 시즌 가을야구는 물 건너간다.

광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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