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아, 박은진에게는 아직 시간과 경험이 더 많이 필요하다

입력 2019-06-19 13: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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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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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50-51, 서브에이스 13-8, 범실 27-29, 디그 80-72. 18일 VNL 5주차 보령시리즈 대한민국-도미니카공화국의 경기 결과다. 우리 대표팀은 상대와 대등하게 플레이했지만 3,4세트 베띠의 결정력이 김연경보다 조금 더 뛰어났고 행운마저 따랐던 것이 세트스코어 1-3의 결과를 만들었다. 우리의 강한 서브에 도미니카공화국의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기회는 여러 차례 왔지만 잡아채지 못했다. 결국은 결정능력이지만 더 아쉬운 것은 블로킹이었다. 6-13으로 압도당했다.

VNL시리즈 내내 우리 대표팀은 상대팀보다 적은 숫자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그만큼 중앙 싸움에서 약점이 드러났다. 현대배구는 중앙이 탄탄한 팀이 강팀인데 이 부분에서 우리 대표팀의 아쉬움이 자주 드러난다.

게다가 4주차 이탈리아 시리즈 도중 김수지를 대신해 투입됐던 베테랑 정대영이 부상을 당했다. 지금도 발목이 아파 제대로 뛰지 못하지만 교체 없이 5주차 시리즈까지 끝마치기로 했다. 그 바람에 지금 대표팀은 V리그에서 고작 한 시즌을 경험한 것이 전부인 19세의 이주아와 박은진이 중앙을 책임진다. 도미니카공화국보다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VNL 참가국 16개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블로킹부문 순위에서 우리 선수들의 약세가 확인된다. 61·62위가 최고성적이다. 그것도 미들블로커가 아닌 강소휘, 이다영이 9블로킹, 세트평균 0.2개로 만든 수치다. 미들블로커 중에는 박은진이 92위(7블로킹·세트평균 0.15개), 이주아가 99위(6블로킹, 세트평균 0.13개)다.

반면 서브부문에서는 이주아가 전체 7위(15에이스·세트평균 0.33개), 김희진이 22위(11에이스·세트평균 0.24개), 강소휘가 26위(10에이스·세트평균 0.22개)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춘 것이 확인됐다. 결국 지금 우리 대표팀은 라바리니 감독 부임 이후 세계배구의 흐름에 맞춰 강한 서브를 구사하지만 블로킹은 약하고 결정력도 아쉬운 수준이다.

앞으로 양효진, 김수지 등 베테랑이 가세하면 조금 나아지겠지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주아, 박은진의 급성장이 필요하다. 몇몇 성급한 팬들은 이번 VNL에서 귀중한 경험을 하는 이주아, 박은진의 블로킹 능력이 떨어진다며 비난도 한다. 수치로 본다면 맞는 얘기지만 처음으로 성인배구 국제대회를 경험하는 어린 선수들에게는 매정한 시선이다.

이들이 리그 때와는 달리 국제대회에서 블로킹을 쉽게 못 하는 이유도 있다. 한마디로 경험부족이다. 선수는 타고나지 않는다. 많은 실패를 통해 만들어진다. 특히 미들블로커는 상대 팀 세터 및 공격수와 수많은 가위바위보를 해가면서 예측능력을 키워나간다. 이런 기술은 시간과 실전경험으로 만든다. 어느 현역감독은 왜 어린 미들블로커들이 지금 고전하는지 기술적으로 설명해줬다.

그는 달라진 시선이 문제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키 작은 세터와 비교하면 상대팀의 세터들은 키가 크다. 팔도 길고 점프토스를 한다. 이 경우 센터는 턱을 들고 공과 상대선수를 봐야 한다. 눈을 위로 치켜들고 움직일 수는 없으니까 턱을 들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움직이는 속도도 늦어진다. V리그 때와는 시야가 달라져 상대 공격수가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런 저런 경험을 해가면서 스스로 아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결국 경험을 쌓아가며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움직이는 것이다. 점프와 손모양은 나중 문제다. 그래서 “지금 못한다고 비난하기보다는 잘할 수 있도록 계속 격려하고 기회를 줘야 한다”고 그 감독은 말했다. 지금 이주아, 박은진에게는 더 많은 격려와 칭찬이 필요하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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