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은 월드컵을 어떻게 보낼까? [남장현의 사바-할 카이르]

입력 2022-11-25 0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사바-할 카이르’는 아랍어로 ‘좋은 아침’을 뜻합니다!

2022카타르월드컵에 도전장을 내민 축구국가대표팀이 대회 첫 경기를 마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53·포르투갈)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펼쳤다. 현지에 입성한 14일부터 어느새 열흘이 흘렀다. 조별리그만을 기준으로 하면 절반쯤 일정을 끝낸 셈이다.

태극전사들의 스케줄은 굉장히 단조로운 편이다. 도하 웨스트 베이 지역의 5성급 르메르디앙 시티센터호텔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고, 알에글라 트레이닝 사이트를 오가며 하루 1~2차례 훈련을 진행한다. 오전 훈련은 10시, 오후 훈련은 서서히 어두움이 깔리면서 무더위가 가시는 4~5시에 시작한다.

본래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오전 훈련을 선호했다. 가장 생체리듬이 깨어있는 시간에 집중적으로 손발을 맞춘 뒤 오후에는 자유시간을 부여하려고 했다. 그런데 선수단은 오히려 오후 훈련을 선호했다. 주장 손흥민(30·토트넘), 정우영(33·알사드), 김영권(32·울산 현대) 등 베테랑들이 후배들의 의견을 취합해 벤투 감독의 승인을 받았다.

다만 개인훈련은 허용하지 않는다. 팀 훈련만 가능한데, 그래도 원할 경우에는 합당한 이유와 코칭스태프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숙소에 마련된 피트니스센터를 이용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한다.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국내 A매치를 준비할 때처럼 월드컵 여정에 함께 한 모든 선수들은 1인1실을 사용한다. 통상 기상하는 오전 8시 무렵부터 취침까지 개인시간이 많다. 각자가 준비한 노트북, 태블릿PC 등을 이용해 축구 영상을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거나 국내에서 미리 다운받아놓은 영화, 드라마를 시청하는 경우도 있다.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물론 늘 ‘방콕’ 생활만 할 수는 없다. 호텔에는 선수단 전용 휴게실도 마련돼 있다. 소파, 테이블, 대형TV가 비치된 2개 공간에 삼삼오오 모여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보드게임, 탁구를 치며 전우애(?)를 다지곤 한다. 조규성(24·전북 현대)은 “내가 보드게임(루미큐브)을 가장 잘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상대국 분석 등을 위한 팀 미팅과 식사는 공식 일과다. 당연히 식사는 필수다. 아침식사만 늦잠을 청하는 선수들까지 고려해 오전 10시까지 넉넉하게 여유를 주되, 결식은 허용하지 않는다. 점심·저녁식사는 전원이 모여 같은 시간에 한다. 15일 김민재(26·나폴리)와 18일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49·포르투갈)의 생일파티도 저녁식사 때 이뤄졌다.

식단 역시 다양하다. 파주 NFC 영양사와 조리장이 카타르에도 동행했는데, 한식이 매일 제공된다. 전골과 찌개도 꾸준히 나오고, 기름에 튀긴 음식은 배제된다.

카타르가 종교적 이유로 돼지고기를 금하고 있지만 딱히 문제되진 않는다. 소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고, 어류와 해산물도 다양하다. “벤투 감독은 원기회복에 소고기를 선호하는 편”이라는 것이 대표팀 스태프의 귀띔이다.

도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