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 스포츠동아DB
‘배구 여제’ 김연경(35)의 현역 은퇴 시점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연경은 15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 경기를 끝낸 뒤 “은퇴 고민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구단과 얘기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불거진 소문에 대한 해명이었지만, 그 발언의 파장은 삽시간에 커졌다.
특히 시즌 도중에 언급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 다음 기회로 미뤄도 될 일이었다. 또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되기 때문에 그 때 가서 얘기해도 늦지 않다. 하지만 그는 “구단과 얘기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형임을 암시했다. 이는 이미 마음을 굳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시즌 중에는 말씀드리겠다”고 한 점도 선수생활 연장이 아니라 은퇴 쪽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배구계 관계자는 “국내 복귀했을 때부터 은퇴 시점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취재진 앞에서 구체적인 얘기를 꺼냈다는 것은 은퇴가 가까워졌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김연경은 평소 박수칠 때 떠나기를 원했다. 국가대표팀 은퇴가 그랬다. 2012 런던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 두 차례 4강 신화를 쓴 뒤엔 대한배구협회와 상의하며 17년간 입었던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수순이다. 혼자 결정하기보다는 구단과 논의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그래야 뒷말이 없고 깔끔하다. 싫든 좋든 흥국생명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2005년 입단 이후 V리그에서는 한 팀에서만 뛰었고, 또 최고 자리까지 올랐다. “예전부터 가장 높은 자리에 있을 때 자리를 내려놓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만약 은퇴한다면 그런 전제 하의 결정일 것”이라고 말한 점은 국가대표팀 은퇴 배경과 일맥상통한다.

김연경. 스포츠동아DB
시점도 절묘했다. 이날은 흥국생명이 페퍼저축은행을 물리치고 처음으로 단독 선두에 오른 날이었다. 시즌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이고 동료들과 함께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픈 바람도 깔려 있을 것이다.
은퇴 이유는 다양하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와 체력적인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최근 벌어진 구단의 감독 경질 사태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또 향후 인생 설계를 실천에 옮길 시기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아무튼 김연경의 퇴장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10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 한’ 선수로 평가받는 그는 한국배구가 낳은 불세출의 영웅이다. 그의 선수생활 마무리를 위해 구단은 물론이고 배구계 전체가 적극적으로 도와야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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