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그롬 ‘건강’ 오판 텍사스, 2년 연봉 912억 허공에…보험도 無

입력 2023-06-07 1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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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제이콥 디그롬의 건강 문제가 마법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는 근거 없는 기대를 안고 5년 1억8500만 달러(약 2411억 원)의 계약을 체결한 텍사스 레인저스의 ‘도박’이 실패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레인저스 구단은 6일(이하 현지시각) “디그롬이 오른쪽 팔꿈치 척골 측부 인대 손상을 고치기 위해 수술을 받는다”라고 밝혔다. 현지에선 토미 존 수술로 불리는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게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레인전스는 이번 시즌 6번의 선발 등판에서 30.1이닝을 던져 2승 0패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한 디그롬에게 3000만 달러(391억 원)를 고스란히 지급해야 한다.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면 빨라야 1년 후에 복귀할 수 있다. 그가 빅리그 데뷔 전인 2010년 이미 토미 존 수술을 한 차례 받은 전력이 있는데다, 이달 19일 35세가 되는 나이 등을 감안하면 내년을 통째로 쉴 확률이 높다. 그의 내년 연봉은 4000만 달러(521억 원)다.

레인저스 처지에선 최악의 경우 5년 계약 중 첫 2년 7000만 달러(912억 원)를 허공에 날리는 셈이다.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디그롬의 부상 이탈에 대비해 가입한 보험은 없다.

2014년 뉴욕 메츠에서 데뷔한 디그롬은 2018시즌 평균 구속이 시속 96마일(약 154.5㎞)로 크게 상승하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발돋움했다.

2018시즌 10승 9패, 평균자책점 1.70, 탈삼진 269개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디그롬은 2019년에도 11승 8패, 평균자책점 2.43, 탈삼진 255개로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을 제치고 사이영상 2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2020시즌부터 기나긴 부상의 늪에 빠졌다.
팔꿈치 염증, 팔뚝 압박감, 손목 통증, 압박감, 목 압박감, 견갑골의 스트레스 반응 등 크고 작은 부상으로 마운드에 오르는 횟수는 크게 줄었다. 2020년엔 12경기, 2021년엔 15경기, 2022년엔 11경기 등판에 그쳤다. 2020~23시즌 동안 단 44경기에 선발 등판해 254.2이닝을 던진 게 전부다.

디그롬은 2022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했으나 공격적인 투자를 했던 원 소속팀 메츠는 계약 제의를 하지 않았다. 이는 메츠 구단주 스티브 코헨의 야구 경력에서 가장 잘한 일이 됐다.

디그롬이 수술 후 성공적으로 복귀할지도 미지수다. 부상 경력이 워낙 화려해 남은 계약 기간 동안 건강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다는 보장이 없다.

디그롬은 4월 28일 뉴욕 양키스 전에서 팔꿈치 통증으로 4회 도중 교체 아웃 된 후 더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 했다. 디그롬이 5년 동안 건강하길 바라며 2400여억 원을 투자한 텍사스의 도박은 시즌 개막 3주 만에 실패로 판명 났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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