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노시환, NC 서호철, LG 문보경, 롯데 손호영, KIA 김도영, 삼성 김영웅(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스포츠동아DB
2024년은 3루수 춘추전국시대였다. 왕좌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이자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김도영(22·KIA 타이거즈)에게 돌아갔다. 김도영은 KBO리그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작성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많은 정상급 3루수가 김도영의 그늘에 가려졌다. 그러나 새 시즌을 앞두고 김도영과 다른 모든 3루수에게 남다른 동기가 부여됐다.
●춘추전국시대
지난해 3루수 자리는 내야 전 포지션 중 공·수에 걸쳐 리그 최정상급 선수가 가장 많은 포지션이었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내야수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상위 10명 중 5명이 3루수였다. 면면 또한 화려하다. 1위 김도영(7.34)을 비롯해 프리미어12 대표팀 주장 송성문(키움 히어로즈·5.76), 통산 홈런 1위 최정(SSG 랜더스·4.47)에 문보경(LG 트윈스·3.83), 허경민(KT 위즈·3.30)이 순위에 들었다.
모두 리그 최정상급으로 칭하기에 손색이 없다. 그중 송성문은 고타율(0.340)에 두 자릿수 홈런-도루(19개-21개)는 물론 100타점(104개)까지 달성해 WAR 부문에서 전 포지션의 야수 중 4위였다.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최정(0.291·37홈런·107타점)과 대표팀 핫코너를 맡은 문보경(0.301·22홈런·101타점) 역시 장타력과 타점생산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도약
더 큰 도약을 노리는 3루수 또한 적지 않다. 2023년 홈런왕 노시환(한화 이글스)과 김영웅(삼성 라이온즈), 서호철(NC 다이노스), 손호영(롯데 자이언츠) 등이 대표적이다. 노시환은 지난해 타율 0.272, 24홈런, 89타점으로 준수했지만, 홈런왕에 오른 2023년(0.298·31홈런·101타점)에 비하면 성적이 다소 떨어졌다.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대표팀의 4번타자로 입지를 다지다가 주춤했기에 올해는 더 큰 반등이 필요하다. 새 시즌 신구장에서 포스트시즌(PS) 진출을 노리는 팀과 함께 반등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영웅, 서호철, 손호영은 모두 지난해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김영웅은 28홈런을 터트렸다. 삼성에서 만 21세 이하 선수가 20홈런 타자의 반열에 오른 것은 1997년 이승엽(32개) 이후 27년 만이었다. 서호철은 데뷔 후 가장 많은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 10홈런, 61타점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점을 기록했다. 손호영(0.317·18홈런·78타점) 역시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해선 곤란하다. 모두 커리어 하이 시즌을 경신하는 게 중요하다. 한 해 반짝 활약으로 그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