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선수들이 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흥국생명을 꺾고 14연패 탈출에 성공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장충|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5세트, 14-13 매치포인트로 GS칼텍스가 앞선 상황. 공격권을 쥔 흥국생명 김연경의 서브가 네트에 걸렸다. 그토록 갈망했던 승리의 순간. 구단 역대 최장인 14연패의 사슬을 끊은 GS칼텍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울고 웃고, 야단법석이었다. 우승 못지않은 환희가 코트에 가득했다.
GS칼텍스는 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4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두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2로 따돌렸다. 또 한번 리버스 스윕 역전패의 위기에 몰렸으나, 기어이 값진 시즌 2승(17패·승점 8)째를 챙겼다. 기나긴 연패의 터널을 지나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던 이영택 감독은 눈물까지 훔쳤다.
풀세트 경기가 확정됐을 때만 해도 현장은 한숨으로 가득했다. 언제나처럼 또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외국인 주포 실바가 51점을 책임진 가운데 오세연(11점), 유서연(10점) 등 국내선수들도 사력을 다했다.
180도 달라진 경기력과 집중력은 올스타 휴식기 특훈의 결실이었다. 이 시기 대부분의 팀은 컨디션 회복에 초점을 맞추지만, GS칼텍스는 다른 선택을 했다. 이 감독이 “시즌 중 거의 하기 어려운 수준의 (힘든) 훈련을 했다”고 밝혔을 정도로 GS칼텍스는 혹독한 담금질로 후반기 레이스에 대비했다. 실바도 “정말 미친 듯 훈련했다. 귀가 후 딸과 대화조차 어려웠다”며 고개를 저었다.
연패 탈출을 위한 노력은 또 있었다. 이 감독은 ‘특별 강사’까지 섭외했다. 선수 시절 명 세터로 활약한 최태웅 전 현대캐피탈 감독이 경기도 청평 GS칼텍스의 클럽하우스를 방문해 주전 세터 김지원에게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 덕인지 이날 김지원의 볼 배합과 경기 조율은 훨씬 효율적이었다. 외국인선수 2명을 포함한 8명이 득점을 기록한 것은 실로 오랜만이다.
구단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다양한 보양식으로 체력 회복을 도왔고, 패배의식에서 벗어나도록 멘탈 전문가를 초청해 2차례 특강을 진행했다. 이 감독은 “연패 탈출로 자신감을 찾았다. 1위를 잡은 것도 크다. 매 경기 절실히,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며 모처럼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