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선수들이 4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한국전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이긴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의 사상 첫 통합 5연패 도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올 시즌 유독 풀세트 접전이 잦아지면서 승점 수확과 체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항공은 4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한국전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정규리그 남자부 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이겼지만, 마냥 웃지만은 못했다. 승점 2를 보탠 2위 대한항공(16승9패·승점 49)은 선두 현대캐피탈을 추격해야 하는 입장이었지만, 이날도 승점 3을 온전히 거머쥐지 못했다. 상대가 국내선수들로만 분투한 한국전력이었음을 고려하면 체력 관리와 승점 수확 측면에서 모두 아쉬웠다.
올 시즌 대한항공은 유독 풀세트 접전을 많이 치렀다. 지난 시즌 36경기 동안 풀세트 승부는 고작 8경기(3승5패)였지만, 25경기를 벌인 올 시즌에는 벌써 10경기(4승6패)에 이른다. 대부분의 경기가 풀세트까지 흘러가지는 않을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찜찜한 결과다.
급증한 풀세트 승부는 올 시즌 대한항공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전력 누수와 주전들의 노쇠화, 이를 메우지 못한 백업 멤버들의 부진 등이 고루 겹쳤다. 이 때문에 통합 5연패를 위한 골든타임도 끝나가고 있다.
특히 시즌을 거듭할수록 빈자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임동혁(국군체육부대)의 입대와 리베로 오은렬(현대캐피탈)의 자유계약선수(FA) 이적으로 전력이 약화한 가운데, 미들블로커(센터) 최준혁과 세터 김관우 등 유망주들은 주전들과 기량 차가 컸다. 가용자원이 줄고,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이 적어지면서 순식간에 무너졌다.
정규리그 우승을 바라보기 힘들다면 챔피언 결정전 우승이라도 차지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한 뒤 통합 5연패뿐 아니라 삼성화재가 2013~2014시즌 달성한 챔피언 결정전 7연패 경신까지 목표로 세웠다. 아직 새 역사를 쓸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는 만큼, 대한항공이 약점을 보완해 챔피언 결정전에선 웃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