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FA 클럽월드컵 우승 트로피.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돈이 돈을 낳는 시대다. 부자 구단이 더 부유해진다. 올여름 미국에서 개최될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 이를 보여준다. 우승팀에 최대 1억2500만 달러(약 1840억 원)가 주어지는 화끈한 ‘돈 잔치’다.
FIFA가 최근 공개한 클럽월드컵 상금 내역을 보면 ‘억’ 소리가 터진다. 6월 24일부터 7월 13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내 12개 경기장에서 펼쳐질 이 대회의 총상금은 10억 달러(1조4700억 원)다.
이 대회는 FIFA의 야심작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등 대륙별 우승팀이 참가해 단기 토너먼트로 진행해온 대회를 32개 팀 체제로 확대했다. 상금이 어마어마하다. 유럽 클럽은 랭킹에 따라 참가비로 최대 3819만 달러(약 562억 원)를 받는다. 아시아, 북중미, 아프리카 클럽에는 955만 달러(약 140억 원)씩 돌아간다.
성적 수당도 있다. 조별리그(3경기) 승리에 200만 달러, 무승부에 100만 달러다. 16강(750만 달러)~8강(1312만 달러)~4강(2100만 달러)~결승(3000만 달러)~우승(4000만 달러) 보너스가 추가된다. K리그 대표 울산은 F조에서 도르트문트(독일), 플루미넨세(브라질),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와 만나는 데 최소 1승이 목표다.
140억 원은 K리그1 우승상금 5억원의 28배에 달한다. 어지간한 시·도민구단의 한 해 예산과 맞먹는다. 무승부만 거둬도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의 연봉을 챙기는데, 2024년 선수단 연봉으로 209억 원을 지출한 울산은 이미 3분의 2가량을 확보했다.
이제는 돈을 벌기 위해 축구를 잘해야 하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 글로벌 스탠더드가 답이다. 잔디 이슈가 모든 것을 집어삼켰으나, 좋든 싫든 ‘추춘제’ 전환은 불가피하다. 일부 구단이 반대 논리로 내세우는 예산 집행은 회기 연도를 바꾸는 등 해결책을 찾으면 된다. 그라운드 인프라가 개선되는 대로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규정도 바꿔야 한다. 특히 외국인선수 6명 보유·4명 출전은 무의미하다. 비싼 돈을 들여 영입한 선수를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K리그가 경쟁력을 잃었다는 신호는 꾸준히 나온다. 당장 2024~2025시즌 ACL 엘리트 8강까지 살아남은 팀은 광주FC뿐이다. 바뀌지 않고 우리만의 룰을 고집하면 도태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