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는 류현진이 세운 KBO리그 역대 정규이닝 최다 17탈삼진을 넘고 싶어 한다. 15일 인천 SSG전에 등판한 폰세.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이제 내 목표는 딱 그거 하나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31)는 15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1안타 3볼넷 12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12탈삼진은 3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의 10탈삼진을 뛰어넘는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폰세는 이날 탈삼진 5개를 더하지 못해 못내 아쉬워했다.
KBO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당장 3개만 더했어도 리그, 구단 역대 외국인투수 한 경기 최다 14탈삼진을 동시에 넘어설 수 있었다.
14탈삼진은 데니 바티스타(전 한화·2013년), 릭 밴덴헐크(전 삼성 라이온즈·2014년), 헨리 소사(당시 LG 트윈스·2018년), 윌머 폰트(전 SSG), 아담 플럿코(전 LG·이상 2022년), 라일리 톰슨(NC 다이노스·2025년) 등 6명이 세운 기록이다.
만일 5개를 더했더라면 류현진이 기록한 리그 역대 정규이닝 최다 17탈삼진(2010년 5월 11일 청주 LG전)에 다가설 수 있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폰세는 “류현진의 17탈삼진을 넘고 싶다. 이제부터 내 목표는 딱 그거 하나”라며 웃은 뒤 “17개가 최고 기록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로 류현진이 날 볼 때마다 ‘행운을 빈다’며 웃는다”고 밝혔다.
이날 폰세에게는 류현진을 넘고 말겠다는 의지와 힘 모두 넘쳤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7회말에는 2사 후 오태곤에게 던진 97구째 포심패스트볼이 이날 최고 구속인 시속 155㎞로 찍히기도 했다.
폰세는 ‘이날 총 투구수인 98구를 채우기 직전에 최고 구속을 찍었다’는 취재진의 말에 “내겐 힘이 남아 있었다”며 “류현진의 기록을 꼭 넘고 싶은 마음에 더욱 강하게 던져 삼진을 잡으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자신의 의도대로 오태곤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이미 제한 투구수에 가까워진 탓에 8회말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한화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는 류현진이 세운 KBO리그 역대 정규이닝 최다 17탈삼진을 넘고 싶어 한다. 15일 인천 SSG전에 등판한 폰세.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폰세는 “류현진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한국의 짐승’(Korean beast)”이라며 “항상 류현진을 믿고,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난 그를 의심한 적 없었다”고 말했다.
폰세도 한화의 1선발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팀의 중위권 도약에 힘을 보탰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폰세가 7이닝 동안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칭찬했다.
한화는 폰세의 활약에 힘입어 2연승을 달리며 시즌 9승11로 6위에 올랐다.
폰세는 “내 역할은 어떻게든 많은 이닝을 소화해 불펜의 에너지 소모를 막는 것”이라며 “이번 주에는 주 2회 등판이니 몸 관리를 잘 해서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