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쉽게 2022카타르월드컵 출전에 실패한 김진규는 꾸준한 노력으로 대표팀에 복귀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북중미월드컵을 향한 희망을 조심스레 키워가고 있다. 한국축구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이 확정된 6월 이라크 원정경기에서 결승골을 뽑은 뒤 환호하는 모습.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3년 전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발표한 2022카타르월드컵 최종 명단(26명)에 김진규(28·전북 현대)는 없었다. 대표팀 마지막 훈련도 참여했으나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허무했다. 2022년 1월 ‘벤투호’에 승선해 아이슬란드, 몰도바 평가전을 모두 뛰고 연속골을 터트려 존재감을 알린 김진규는 그해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까지 출전해 카타르행 가능성을 높인 듯 했으나 그게 끝이었다.
뚜렷함이 없었다. 정통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공격 2선으로도 모호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으려면 뚜렷한 강점이 있어야 하는데 그때 김진규에게는 고유의 무기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홍명보 감독은 6월 이라크(원정)~쿠웨이트(홈)와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 10차전을 앞두고 김진규를 대표팀에 불렀다. 이견은 없었다. 충분히 뽑을 만 했다.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전북이 압도적 선두를 질주하는 배경에는 축구도사 모드’로 전환한 김진규의 지분이 적지 않다.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은 왕성한 활동량, 빼어난 킥 감각을 가진 김진규를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해 재미를 보고 있다.
K리그 현장을 꾸준히 돌며 눈에 든 김진규를 뽑은 홍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김진규는 이라크 원정(2-0 승)에서 후반 18분 한국축구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짓는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3년 5개월만에 A매치 3호골을 뽑은 그는 “이전엔 느낄 수 없던 감정을 느꼈다”며 기뻐했다.
김진규는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E-1 챔피언십 1차전(3-0 승)을 소화했다. 아직은 이르고, 조심스럽지만 분위기상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북중미행에 살짝 다가섰다고 봐도 과하지 않다. 잠시 접어둔 월드컵 희망을 다시 품게 된 것이다.
나름의 자신감도 있다. 볼을 받은 이후의 상황에 전념했던 그는 이제 볼이 없을 때에도 위협적인 선수가 됐다. 다만 한 가지는 채우려 한다. 수비 역량은 많이 부족하다고 여긴다. 홍 감독은 대표팀 중추인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대체자를 찾아왔고 김진규가 낙점됐다. 지금의 흐름과 감각을 유지하면 북중미행이 꿈만은 아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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