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에 공 쥐고 왼손으로 태그…LG 자멸한 틈 파고든 한화, 역전 우승 시나리오 ‘솔솔’

한화 노시환이 26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홈경기 7회말 동점 득점을 올린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가 선두 LG 트윈스를 꺾고 역전 우승의 가능성을 키웠다.

한화는 26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와 홈경기에서 4-1로 이겼다.

20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2연패 중이던 2위 한화는 이날 승리로 시즌 81승3무55패를 마크하며 선두 추격에 불을 지폈다.

LG(84승3무53패)와 격차는 3.5경기에서 2.5경기로 줄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의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는 3이었는데, 한화가 27일부터 이틀간 이어질 맞대결에서 1승 이상을 거두면 대전에서 축포를 터트리지 못하게 막는 건 물론 잔여 경기 결과에 따라 역전 우승도 노릴 수 있다.

두 팀은 이날 치열한 투수전 양상을 벌였다.

류현진은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5탈삼진 1실점, 요니 치리노스는 6.1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맞불을 놓았다.

이들 2명은 5회까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역투로 팽팽히 맞섰다.

류현진이 0-0으로 맞선 6회초 1사 후 오스틴 딘에게 선제 좌월 솔로포를 허용하며 영(0)의 균형이 깨졌지만, LG의 리드가 오래가진 못했다.

LG는 스스로 무너졌다.

LG는 1-0으로 앞선 7회말 1사 1루서 치리노스가 채은성에게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허용한 뒤, 수비에서 크게 흔들렸다.

이때 좌익수 김현수의 송구 방향이 크게 엇나갔는데, 유격수 오지환과 2루수 신민재 중 누구도 2루에 있지 않은 탓에 타자주자 채은성이 단타를 치고도 2루에 안착했다.

더 큰 문제는 LG가 치리노스를 김영우로 교체한 뒤 일어났다.

김영우는 계속된 1사 2·3루서 하주석에게 투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3루에 주자 2명이 있는 걸 보고도 몰고 가지 않았다가 3루주자 노시환의 득점을 허용했다.

노시환의 득점 과정에선 3루수 구본혁의 송구를 받은 박동원이 공을 오른손에 쥔 채 빈 미트로 주자를 태그하는 바람에 득점이 인정됐다.

자신의 태그가 잘못된 걸 인지한 박동원은 홈을 지키던 오스틴에게 급히 송구했지만, 오스틴도 멈칫하다 노시환을 뒤늦게 태그했다.

비디오 판독 끝에 판정이 아웃에서 세이프로 번복되자, 염경엽 LG 감독은 노시환이 박동원의 태그를 피하는 과정에서 스리피트 라인을 벗어난 게 아니냐고 심판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퇴장 조치는 없었다.

심판진은 “(염 감독이) 주자가 스리피트 라인을 벗어났는지 문의한 것이기 때문에 퇴장 조치는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화 이도윤이 26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홈경기 7회말 역전 결승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이도윤이 3-1로 앞선 7회말 1사 1·3루서 심우준의 번트안타 때 득점을 올린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는 LG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한화는 계속된 1사 2·3루서 이도윤의 결승 2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진 1사 1루선 대타 손아섭이 우전안타로 기회를 키웠고, 후속 심우준이 번트안타로 한 점 보탰다.

이때 LG에선 의욕이 앞섰던 1루수 오스틴과 투수 김영우의 동선이 겹친 탓에 타구가 이들 2명의 뒤로 빠졌다.

7회말에만 4득점의 빅이닝을 만든 한화는 어렵게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대전｜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대전｜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