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핵심 공격수 니콜라이 엘러스. 워싱턴|AP뉴시스

덴마크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핵심 공격수 니콜라이 엘러스. 워싱턴|AP뉴시스


[스포츠동아 백현기 기자] 미국과 덴마크가 그린란드 영유권을 둘러싼 외교 갈등 속에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무대에서 맞붙게 됐다.

미국과 덴마크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다음 달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타줄리아 아이스하키 경기장에서 열리는 대회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격돌한다. 최근 그린란드를 두고 격화된 두 국가의 외교적 갈등 맞물리며, 이 맞대결은 올림픽 전체의 화제 중심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확보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리고 이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고율 관세 부과를 경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덴마크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국경은 무력이나 압박으로 바뀔 수 없다”고 비판했고,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사태가 격화되자 덴마크를 포함해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등 유럽 8개국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하며 집단 대응에 나섰다. 외교·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미국과 덴마크는 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전력은 미국이 앞선다. 세계 최고 아이스하키 리그를 보유한 미국은 세계랭킹 1위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다. 덴마크는 남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두 번째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신흥 전력으로, 세계랭킹 8위다. 전력차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두 팀의 맞대결은 외교적 갈등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며 대회 개막 전부터 유독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선수들은 정치 문제가 스포츠로 번지는 양상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최근 유럽 일부 국가들이 미국의 외교 행보를 문제 삼아 올림픽 출전 제한을 요청한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정치 문제나 국가 간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중립 원칙을 강조하며 미국의 올림픽 출전을 재확인했다. 또한 덴마크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 니콜라이 엘러스는 미국전에 대해 “국가를 대표하는 것은 영광이다. 최선을 다해 뛰는 것이 전부”라며 경기 자체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