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괴물’ 류현진(32·LA 다저스)이 아시아 투수 최초로 사이영상 1위표 획득에 성공했다.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2019시즌 류현진의 성적은 분명 성공이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14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 사이영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내셔널리그(NL)는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207점), 아메리칸리그(AL)는 저스틴 벌랜더(휴스턴·171점)가 영광의 수상자가 됐다.
류현진은 88점으로 디그롬에 이어 NL 전체 2위에 올랐다. 1위표 1장, 2위표 10장, 3위표 8장, 4위표 7장, 5위표 3장을 받았다. 류현진의 뒤를 이어 맥스 슈어저(워싱턴·72점), 잭 플래허티(세인트루이스·69점),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53점)가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은 올 시즌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29경기에서 182.2이닝을 소화하며 14승5패, 평균자책점(ERA) 2.32를 기록했다. 역대 한국인 두 번째 개막전 선발을 시작으로 시즌 초부터 압도적인 투구를 연이어 선보였다. ‘역대급 성적’에 대한 기대가 쏟아졌고, ‘별들의 무대’ 올스타전 선발도 그의 차지였다. 시즌 중반 고전했음에도 이내 반등하며 평균자책점은 ML 전체 1위를 사수했다.
역대 아시아 선수 가운데 사이영상 1위표를 받은 건 류현진이 최초다. 앞서 왕젠밍(대만·2006년)과 다르빗슈 유(일본·2013년)가 사이영상 득표 2위에 오른 바 있지만, 2,3위표를 대거 획득해 얻어낸 결과다. 하지만 류현진은 2위표 10장을 받는 동시에 1위표도 1장을 받아내며 NL 최고 투수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음을 증명했다.
류현진에게 1위표를 던진 이는 LA 지역 매체 ‘오렌지카운트레지스터’의 마크 휘커 기자다. 휘커 기자는 “8월 11일까지 ERA 1.45를 기록했다. 말이 안 되게 낮았다. 이후 4경기에서 고전했지만 이 때문에 사이영상을 빼앗는 건 바보 같은 일”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반대로 ‘디 애슬래틱’의 로버트 머레이 기자는 류현진에게 5위표 조차 건네지 않은 유일한 인물이 됐다. 그는 디그롬, 스트라스버그, 슈어저, 워커 뷸러, 잭 플래허티에게 차례로 투표했다. 뷸러가 받은 유일한 표가 머레이 기자의 4위표였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