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선수단. 사진제공|KOVO
마침내 빛을 봤다. KB손해보험이 12연패를 끊고 올 시즌 첫 셧아웃 승리를 따냈다. 천신만고 끝에 맞이한 시즌 두 번째 승리다. KB손해보험은 3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의 ‘도드람 2019~2020 V리그’ 3라운드 맞대결서 세트스코어 3-0(25-23 27-25 25-23) 완승을 거뒀다. 주장 김학민이 62.5%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자랑하며 22점을 마크해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고 한국민이 14점으로 힘을 보탰다. OK저축은행을 4연패의 늪으로 몰아넣은 KB손해보험은 시즌 처음으로 승점 3을 온전히 따냈다.
끝을 알 수 없는 연패 속에서 선수들의 몸과 마음이 지쳤다. 팀 창단 이후 최다 10연패 기록을 거듭 갈아 치우면서 패배의식도 속절없이 짙어졌다. 하지만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끊임없이 선수단을 독려했다. 다시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마음을 공유했다. 경기 전 권 감독은 “이기는 것에 집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모두 내려놓고 코트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오자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달라진 KB손해보험의 집중력이 통했다. 1세트부터 OK저축은행이 부지런히 달아나면 쏜살같이 따라잡아 점수의 균형을 맞췄다. 22-23으로 끌려가던 세트 막바지에는 상대를 꼼짝없이 묶었다. 박진우가 조재성의 오픈 공격을 차단하며 동점을 만든 뒤 서브 에이스까지 몰아쳐 승세를 뒤집었다. 곧장 황택의가 블로킹으로 25점째를 획득하며 세트를 따냈다. 1세트 팀 공격성공률은 63.64%로 같았지만 KB손해보험이 서브 5-2, 블로킹 4-1로 앞섰다.
부상자가 많은 OK저축은행은 2세트 베스트멤버로 전열을 가다듬었다. 8-9에서 레오, 9-12에서 이민규를 차례로 교체 투입하면서 안정감을 찾아나갔다. 여기에 박원빈과 심경섭, 레오가 3연속 블로킹을 합작하면서 13-13으로 따라붙었다. KB손해보험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김학민과 한국민이 공격을 양분하면서 25-25 듀스까지 끌고 갔다. 승패는 범실에서 갈렸다. 레오의 오픈 공격이 범실로 이어졌고, 곧장 이민규의 토스마저 한상길의 리듬과 어긋나면서 헛손질, 허무하게 세트 포인트를 내줬다.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선 KB손해보험은 거침이 없었다. 3세트 역시 21-21에서 뒷심을 발휘했다. 김학민의 오픈공격 득점과 블로킹을 묶어 분위기를 가져왔다. 2점의 리드를 앞세운 KB손해보험은 마침내 한상길의 서브 범실로 감격의 승리를 완성했다. “할 수 있다 KB”를 연호하는 홈 팬들 앞에서 승리를 만들어낸 KB손해보험은 이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