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수준’, 신영철 감독이 ‘미래 우리카드’에 그리는 주문

입력 2020-01-01 1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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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감독 신영철. 스포츠동아DB

“제가 칭찬에 좀 인색한가요?”

2019년 마지막 날 홈에서 한국전력에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둔 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주포’ 나경복이 국가대표 소집된 상황에서 내리 2승을 달리며 선두 대한항공에 승점 차 없이 따라붙는 데 성공했다.

고른 활약이 빛난 경기였다. 외국인 선수 펠리페 안톤 반데로(24득점), 한성정(13득점)은 물론, 이수황 최석기 윤봉우가 번갈아 호흡을 맞춘 미들블로커진도 블로킹과 속공으로 높이의 우세를 뽐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잘해줘서 2019년 마지막 경기를 승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정 선수를 칭찬해달라고 하자 난색을 표했다.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던 한성정을 칭찬해달라는 말에 “너무 착하다. 코트 위에서는 싸움닭이 돼야 하는데 그 부분이 부족하다”며 아쉬운 점으로 답을 대신했다. 이어 “국가대표로 발탁된 나경복도 그렇고 승부처에서 멘탈적인 부분이 아쉽다. 코트는 전쟁터”라며 “사실 우리 선수들 개개인이 아직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선수들만큼은 아니다. ‘그 수준’이 될 때까지는 칭찬보다는 ‘밀당’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우리카드에서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는 나경복과 리베로 이상욱뿐이다. 대한항공(4명·한선수, 정지석, 곽승석, 김규민), 현대캐피탈(3명·전광인, 신영석, 최민호)에 양은 물론 이름값에서도 밀린다. 그러나 2019년을 2위로 마쳤다. 선두 대한항공과 승점은 36으로 같다. 3위 현대캐피탈(승점 33)의 추격이 매섭지만 확실한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신 감독은 매번 “우리는 현재보다 미래를 보는 팀”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런 팀이 선두 경쟁 중이다. 사령탑이 바라는 ‘그 수준’이 됐을 때 우리카드는 얼마나 무서워질까.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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