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지 않고 풀타임” 박상하가 내건 소박한 목표의 의미

입력 2020-01-03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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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박상하. 스포츠동아DB

온전히 소속팀에만 전념하는 첫 시즌이다. “전 경기를 다 뛰고 싶다”는 삼성화재 박상하(34)의 소박한 목표에는 야심 찬 꿈이 녹아 있다.

벌써 봄 배구의 기억이 아득해졌다. 자유계약(FA)으로 삼성화재에 둥지를 튼 2017~2018시즌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것이 마지막이다. 당시 헌신의 대가로 떠안은 허리 부상은 여전히 박상하를 괴롭힌다. 시즌을 마친 뒤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치료에 매진하지 못했던 까닭에 고질적인 통증이 됐고 아직도 재활을 병행하며 경기를 뛴다. 2018~2019시즌에도 온전치 못한 허리 때문에 손태훈과 번갈아가며 경기에 나서야했던 그는 31경기 108세트 출전에 그쳤고 정규리그 최종 4위라는 성적표를 쓰라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어느덧 프로 무대서 9번째 시즌을 맞은 베테랑이다. 두 손을 놓고 지켜만 볼 수 없는 위치다.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 역시 박상하가 후배들의 정신적 지주인 박철우, 주장 고준용과 함께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스스로도 “후배일 때는 그저 열심히 하면 됐다. 그런데 선배가 되니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고 털어놓으며 “어릴 때는 내 것 위주로 운동을 했다면 이제는 팀이 많이 이기는데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힘 줘 말했다. 아울러 “후배들도 운동이 참 힘들 것”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꺼내는 그는 종종 동생들에게 밥을 사주며 깊은 대화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곤 한다.

삼성화재 박상하. 스포츠동아DB


코트 위에서도 승리를 향한 사명감을 불태우고 있다. 삼성화재는 레프트 송희채가 팔꿈치에 이어 손가락 부상을 입으며 시즌 내내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날개 전력이 불안정하다보니 중앙 공격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그리고 올 시즌 전 경기 출장을 이어가며 리그 블로킹 4위(세트 당 0.684개)에 올라있는 박상하는 1일 KB손해보험전서도 결정적인 블로킹 4개를 포함해 종합 8점으로 팀의 새해 첫 승리에 적극 힘을 보탰다.

그는 “희채도 다쳤고 팀 전체적으로 높이도 낮다. 나와 (손)태훈이가 잘하는 경기에서 팀이 늘 이겼다”고 짚으며 “센터진이 중심 역할을 해줘야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시즌 허리가 아파서 제대로 뛰지 못해 동료들에게 정말 미안했다”며 “올 시즌에는 한 경기, 한 세트도 빠짐없이 다 뛰고 있다. 다치지 않고 전 경기, 전 세트를 뛰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이렇듯 풀타임 시즌을 각오하는 박상하가 바라보는 팀의 최종 목적지는 포스트시즌 무대다.

건강하게 한 시즌을 책임지는 일은 태극마크와도 맞닿아있다. 프로 데뷔 이래 한 해도 빠짐없이 대표팀 핵심 멤버로 활약했던 그는 2020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을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박상하는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하지만 대표팀은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다. 아픈 몸으로 간다면 오히려 팀에 민폐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후배 (최)민호와 친구 (신)영석이에게 꼭 본선 진출 티켓을 따와서 나도 함께 도쿄에 데려가 달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웃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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