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에 선 심정…이런 분위기 처음” 간절함으로 뭉친 男대표팀

입력 2020-01-05 1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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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최종예선을 앞두고 한국남자국가대표팀이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했다. 출국에 앞서 남자배구대표팀 임도헌 감독 및 선수들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벼랑 끝에 선 심정입니다.”

간절함으로 똘똘 뭉쳤다. ‘2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지상 과제 아래 놓인 남자배구대표팀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다. 대표팀은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020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이 열리는 중국 장먼으로 출국했다. 우승팀에게만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향해선 강호를 여럿 넘어서야 한다. 세계랭킹 공동 24위에 놓인 대표팀으로선 조별리그 B조에 함께 속한 호주(공동 15위)와 싸워 4강에 오른 뒤 준결승 혹은 결승 무대서 만날 아시아 배구 최강국인 이란(8위)까지 꺾어야 정상을 밟을 수 있다. 세계랭킹 8위로 나란히 아시아예선에 뛰어든 여자대표팀과 비교하면 전망이 밝지 않다.

구성원들도 2000시드니올림픽 이후 세계인의 축제에 초대받지 못한 한국 남자배구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약 2주에 걸친 훈련 과정에서 외박을 반납하고 자처해 야간 훈련까지 소화한 이유다. 주장 신영석은 “선수들 모두 대표팀의 현실을 알고 있다. 절벽 끝에 선 심정이다. 이를 깨부수기 위해 마음을 모았다”며 “결전의 날만 남았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라고 이를 악물었다. 또한 “호주와 이란은 우리보다 실력이 월등히 앞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4-6, 3-7은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점수다. 의지만 있다면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맏형 박철우도 여느 때와는 다른 분위기를 감지했다. 그는 “소집 기간이 짧았다. 야간 훈련 때 많은 대화를 나누며 호흡을 맞췄다”며 “‘20년 만에 꼭 한 번 올림픽에 나가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대표팀에서 뛰며 이렇게 분위기가 좋았던 적이 없다”고 웃었다. 이어 “가장 단합이 잘 된 상태에서 대회에 나선다. 죽을 각오로 열심히 경기에 임하려 한다. 반드시 티켓을 따내 본선 무대에 가서도 멋지게 뛰어보고 싶다”고 했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임도헌 감독도 “모두 너무나 간절하고, 절실하다. 90% 이상의 완성도로 대회에 나선다. 여기에 선수들의 정신력이 보태진다면 100% 이상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신뢰했다.

인천국제공항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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