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대표팀 이재영. 사진제공 | 대한배구협회
여자배구대표팀 이재영(24)이 이를 악물었다. 팀 내 부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핵심 득점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서다.
제 몫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리는 2020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 조별리그 B조 세 경기서도 내리 두 자릿수 득점(10점~12점~18점)을 책임졌다. 종합 40점을 기록 중인 이재영은 공격 성공률 64.41%로 부문 1위다. 여기에 리시브 효율 68.75%(2위)를 겸하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이재영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대표팀은 조별리그 3연승을 쓸어 담았다.
대표팀에겐 이재영의 활약이 절실하다. 주장 김연경이 복근 부상을 입어 조별리그 내내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김연경은 10일에도 오전 훈련을 소화하지 않고 현지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았다.
이재영도 팀의 상황을 익히 알고 있다. 그는 “9일 카자흐스탄전서도 연경 언니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내가 더 때려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내 자리에 더욱 책임감을 갖고 임했는데 경기가 잘 풀렸다”고 했다.
특히 쌍둥이 동생이자 대표팀 주전 세터인 이다영과의 호흡이 좋다. 이재영도 “다영이는 장신 세터라 공격수가 조금 더 편하게 때릴 수 있도록 토스를 올려준다”며 “덕분에 공격을 할 때 힘이 많이 실린다. 손발이 잘 맞는다”고 자신했다.
다만 이재영도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올림픽 본선 진출 확정까지 단 2승만을 남겨둔 만큼 정신력으로 버티는 중이다. “컨디션은 괜찮다. 몸 상태가 좋지는 않아서 감독님이 많이 관리해주고 있다. 경기를 뛰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밝힌 그는 “앞으로의 두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상을 당한 선수가 많지만 그래도 관리를 잘해서 마지막 두 경기까지 최선 다해야 한다. 아픈 것은 있지만 남은 두 경기를 위해 참고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스스로를 독려했다.
대표팀은 11일 대만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이재영은 “상대의 플레이도 중요하지만 우리 것만 잘 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힘 줘 말했다. 이어 대회 우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하는 태국에 대해선 “블로킹이 좋더라도 신장이 우리처럼 좋지 않다”며 “그걸 이용해서 우리가 전력을 다하면 된다. 블로킹은 오히려 우리가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