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선수 쉬게 한 두 팀, 흥국생명에는 루시아가 있었다

입력 2020-01-14 20: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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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인천 흥국생명과 화성 IBK기업은행의 경기가 열렸다. 흥국생명 루시아가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인천|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올림픽 최종예선전을 위한 짧은 방학을 마치고 다시 V리그가 시작됐다. 태국전 승리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여자대표선수들의 출전여부였다. 흥국생명은 김해란, 이재영, 이주아가 IBK기업은행은 김수지, 김희진, 표승주가 있었다. 이들은 버스로 나콘라차시마를 출발해 방콕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소속팀에 합류한 것은 13일 오후 11시쯤 되는 늦은 밤이었다.

선수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근처 식당에서 허기진 배를 채운 것이었다. 14일 오전 훈련은 당연히 걸렀다. IBK기업은행 김우재 감독은 대표선수들을 계양체육관 스탠드로 올려 보냈다. 출전시키지 않겠다는 분명한 뜻이었다. 흥국생명은 상황이 묘했다. 이재영이 출전하겠다고 우겼다. “경기에 안 내보내주면 집에 가겠다. 다음 경기에도 뛰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자 박미희 감독은 난감해 했다. 결국 이주아 김해란과 함께 경기 전에 몸을 풀었다. 이 모습을 본 IBK기업은행 프런트는 ‘혹시나’하며 안절부절 못했다.

IBK기업은행은 주전 리베로를 한지현으로 고정하고 GS칼텍스에서 영입한 김현정을 중앙에 투입하는 새 포메이션을 선보였다. 흥국생명은 윙공격수에 김미연 이한비, 리베로로 신연경을 투입하며 대표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 흥국생명은 이한비의 서브에이스 3개와 고비마다 중요한 공격을 성공시켜준 루시아의 10득점 활약 덕분에 1세트를 따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다녀온 뒤 컨디션이 더 좋아진 루시아는 2세트에도 9점을 퍼부으며 비행기 좌석을 비싼 비즈니스 클래스로 업그레이드 해준 구단에 보답했다. 기세를 탄 흥국생명은 3세트도 초반 4연속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앞서간 끝에 세트스코어 3-0(25-21 25-19 25-13) 완승을 거뒀다.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전 4연승으로 10승째(6패)를 거뒀다. 승점은 33점이다. “후반기 우승을 위해서는 점유율과 함께 득점이 늘어나야 한다”고 주문한 박 감독은 루시아가 22득점(공격성공률 52.5%)으로 활약한 것이 승리 이상으로 기뻤다. 흥국생명은 서브에이스(4-3)와 블로킹(7-4), 공격득점(49-33) 모든 부분에서 IBK기업은행을 압도했다.

인천|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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