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우리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 비예나가 우리카드의 블로킹 사이로 밀어넣기 공격을 하고 있다. 장충|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대한항공이 우리카드의 연승행진을 10에서 중단시키며 도드람 V리그 정규리그 우승경쟁을 더욱 뜨겁게 했다. 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선두 우리카드와의 5라운드에서 세트스코어 3-1(33-31 21-25 25-19 25-19)로 이겼다. 6연승을 기록한 2위 대한항공은 시즌20승째(8패) 승점56을 마크했다. 우리카드는 7패째(20승)를 당하며 승점56에서 머물렀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앞서 여전히 1위다.
“최대한 상대를 괴롭혀라.”
사상 첫 정규리그 패권을 노리는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이날 맞대결이 우승의 중요한 관문이라고 봤다. 5일 현대캐피탈전 때 “상대가 강하게 나오더라도 절대로 맞부딪치지 말고 부드럽게 응수해라”고 했던 것과는 지시내용이 달랐다.
1세트 우리카드의 블로킹이 곽승석에게 집중됐다. 3개나 잡아냈다. 또 다른 날개 정지석도 예열에 시간이 걸렸다. 그 탓에 대한항공 한선수의 배급이 비예나에게 쏠렸다. 비예나가 18득점(63% 공격성공률)을 기록하고도 듀스까지 끌려갔다. 끝을 모르던 듀스행진은 33-31에서 멈췄다. 예열을 마친 정지석(6득점)이 클러치 공격을 성공시키자 김규민이 펠리페의 공격을 틀어막으며 화답했다. 46%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했던 우리카드 펠리페는 7득점, 공격성공률 33%에 머물렀다.
우리카드 세터 노재욱의 고집은 대단했다. 2세트 21-20에서 펠리페의 공격이 2인 유효블로킹에 2번 연달아 걸렸지만 3번째 패스도 펠리페에게 건넸고, 마침내 벽을 뚫었다. 대한항공은 비예나가 정지석의 2단연결과 한선수의 세트를 2번 연달아 살리지 못하면서 세트포인트에 몰렸다. 8득점, 65% 공격성공률을 기록한 펠리페는 24-21에서 시간차 공격으로 세트를 만회했다. 비예나는 4득점, 38%에 그쳤다.
3세트 대한항공은 17-15 진성태의 서브타임에서 4연속 득점을 하며 주도권을 잡았고 결국 25-19로 세트를 따냈다. 김규민이 2개의 블로킹을 성공시켰고 우리카드 나경복의 공격범실에 이어 한선수의 공격까지 성공했다. 나경복이 1득점, 공격효율 -100%를 기록한 것이 우리카드로서는 뼈아팠다. 정상비행궤도에 들어선 대한항공은 4세트도 김규민이 중앙에서 블로킹과 속공으로 길을 열어주자 플레이가 한결 편해졌다. 주도권을 확실히 잡은 대한항공은 24-19에서 김규민이 한성정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승점3을 확정했다. 블로킹에서 15-11로 앞섰고 공격득점 65-51, 공격성공률 55%-42% 등 대한한공의 창이 우리카드보다는 예리했다.
대한항공은 비예나(33득점)~정지석(20득점)~김규민(12득점)~곽승석(10득점) 등 다양한 공격루트가 건재했다. 고전하던 곽승석에게 경기 내내 뭔가를 계속 주문하면서 살려낸 한선수의 능력이 정말 놀라웠다. 반변 우리카드는 펠리페(27득점)~황경민(12득점)까지는 좋았지만 나경복이 9득점, 33%공격성공률에 그친 것이 아쉬웠다. 지쳐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