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6년 만에 이룬 현무린의 꿈과 오누이 프로선수의 탄생

입력 2020-09-22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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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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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신인드래프트가 지난 10년 사이 최저 취업률인 33%를 기록한 채 마감됐다. 22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사상 첫 비대면 방식으로 펼쳐진 올해 신인지명에서 통산 7번째 1순위 지명의 행운을 잡은 GS칼텍스는 제천여고 세터 김지원을 선택했다. GS는 조기 종료된 지난 시즌 2위를 차지해 4%의 낮은 구슬 추첨 확률이었다.


김지원은 염혜선(2008~2009시즌·당시 현대건설), 한수진(2017~2018시즌·GS칼텍스)에 이어 세터로는 사상 3번째로 전체 1순위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시즌 4위로 20%의 확률을 가졌던 KGC인삼공사는 2순위로 부산 남성여고 레프트 이선우를 택했다. 인삼공사는 최근 수년간 계속 레프트 주전 한 자리를 채워줄 새 얼굴을 찾고 있었다.


30%의 확률인 지난 시즌 5위 IBK기업은행은 3순위로 한봄고 레프트 최정민을 선발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지만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이어 신인드래프트에서도 구슬이 외면한 35% 확률의 도로공사는 4순위로 제천여고 레프트 김정아를 지명했다. 5순위의 흥국생명과 6순위의 현대건설은 각각 진주 선명여고 세터 박혜진과 리베로 한미르를 선택했다.

2020-2021 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 제천여고 김지원. 사진제공 | KOVO

2020-2021 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 제천여고 김지원. 사진제공 | KOVO


“눈높이에 드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프로팀 감독들의 사전 평가대로 2라운드부터는 많은 팀이 지명권을 포기했다. 4라운드 지명은 전무했다. 계약기간 1년의 수련선수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이 마지막으로 각각 1명을 지명해 총 13명만이 프로팀 유니폼을 입는 데 성공했다.


이 가운데 가장 화제의 선수는 흥국생명에서 나왔다. 박혜진은 한국전력 센터 박태환의 동생으로, 오누이 프로선수가 탄생했다. 이들의 어머니 남순옥 씨는 1987년 흥국생명의 전신인 실업배구 태광산업의 선수로 입단해 그해 신인왕을 받았던 센터 출신이다. 1980~1990년대를 대표하는 센터의 딸이 어머니가 뛰었던 팀에서 활약하는 스토리를 만들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신인지명 때 앞 순위의 도로공사에 안예림을 빼앗긴 뒤 세터 보강을 노려왔다.


또 다른 화제의 선수는 흥국생명이 수련선수로 뽑은 현무린(카베스트카야 율리야)이다. 그는 벨라루스 국적의 유도선수였던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지난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세화여고 출신으로 키(167㎝cm)는 작지만 수비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무린은 2014년 김천에서 벌어진 KOVO 총재배 대회에 출전했을 때 “나처럼 어릴 때 키가 작았지만 나중에 커서 세계적인 선수가 된 김연경 언니처럼 되고 싶다. 가장 좋아하고 닮고 싶다”고 했는데, 마침내 6년 만에 김연경과 한 팀에서 함께 뛰는 꿈을 이뤘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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