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천안유관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다우디가 우리카드의 블로킹 사이로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천안|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날 경기를 앞두고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고민이 많았다. 50일 전 유니폼을 갈아입은 새 주전 세터 김형진이 얼마나 역할을 해줄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최 감독은 “기량은 발전했지만 어려울 때가 문제다. 그것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1라운드 동안 지켜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아직은 동료들과 신뢰가 필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기우였다. 김형진은 다우디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정확한 연결 덕에 다우디는 30득점, 62%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팀을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은 공격성공률에서 57%-40%로 우리카드를 압도했다. 지난 시즌 1위 우리카드는 개막 2연패다.
다우디는 엄청난 높이와 파워로 1세트부터 경기를 지배했다. 10점대 중반까지는 우리카드가 2~3점차로 앞서갔지만 11득점, 61%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한 다우디가 상대 블로킹 위에서 강타를 때리며 흐름을 바꿨다. 20점 이후에는 3개의 클러치 공격으로 세트를 끝냈다. 우리카드는 리시브효율에서 50%-24%로 앞섰지만, 결국은 공격능력이 세트의 운명을 갈랐다. 알렉스가 2득점에 묶인 것이 아쉬웠다.
2세트에는 현대캐피탈이 9개의 범실을 쏟아내고, 우리카드의 공격성공률은 70% 근처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리드를 허용하지 않았다. 다우디가 여전히 압도적인 공격으로 팀을 앞서게 만들었다. 현대캐피탈의 공격성공률도 86%까지 올라갔다. 다른 곳을 볼 정도로 여유가 생긴 김형진은 23-21에서 최민호의 속공으로 세트포인트를 만들었고, 또 세트를 따냈다.
3세트 들어 2차례나 우리카드의 블로킹에 걸렸지만, 여전히 현대캐피탈의 주 공격 옵션은 다우디였다. 우리카드는 안정적 리시브를 바탕으로 다양한 공격루트를 활용했다. 어느 팀도 2점 이상 앞서지 못했던 세트는 20-18에서 현대캐피탈 신영석이 알렉스의 퀵오픈을 차단하면서 3점차로 벌어졌다. 박주형이 긴 랠리 끝에 또 알렉스의 공격을 잡아내면서 매치포인트에 오른 현대캐피탈은 24-19에서 알렉스의 공격범실로 경기를 마감했다.
천안|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