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은 참 좋은데…” 이승엽·김태균 ‘거포본능’ 실종

입력 2012-04-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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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왼쪽)-김태균(가운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이승엽(왼쪽)-김태균(가운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일본 복귀 후 국내무대 연착륙…두선수의 향후 과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강타자 이승엽(36·삼성)과 김태균(30·한화). 지난해 부진 속에 일본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으로 복귀한 이들이기에 부활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두 거포는 아직 기대만큼 화끈하게 홈런포를 가동하지는 못했지만, 시즌 개막 후 고타율을 기록하며 국내무대에 연착륙하고 있다.


이승엽 아직은 감 잡아가는 과정
몸쪽공 승부 이겨내야 홈런 쾅쾅!


타율 0.346(26타수 9안타). 게다가 15일 대구 넥센전에선 기다리던 홈런포까지 터뜨렸다. 8년간의 일본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이승엽의 시즌 개막 후 성적표다. 순조로운 출발이다.

그렇다면 왕년의 스승이자 지난 주말 3연전에서 적으로 만난 넥센 박흥식 타격코치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는 “타율이 높으니까 잘 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웃은 뒤 “나이가 있는데 본인도 마음 편하게 홈런 20개, 80타점 정도만 생각하면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코치는 “내용적으로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냉정하게 지적했다. 과거에는 파워포지션이 귀 쪽에 있었지만, 지금은 어깨 밑으로 내려와 있다는 진단. 이승엽은 타격시 공에 회전을 걸어 비거리를 만드는 스타일인데 손이 아래에 있다보니 타구에 회전을 걸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15일 홈런은 상대 투수의 한가운데 실투였다는 해석이다.

그러면서도 박 코치는 “승엽이는 지금 바가지 안타라도 만들고 있다. 타자는 그러면 기분이 좋다. 그러다가 감 잡는 것”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끝으로 박 코치는 “결국은 몸쪽 승부를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집요한 몸쪽 승부 후 바깥쪽 변화구. 일본 투수들이 이승엽을 상대한 전형적인 투구패턴이다. 이제 국내 투수들도 이런 투구패턴으로 이승엽을 공략할 수 있다.




김태균 타율 0.462 타격감 좋지만…
타구 파워 떨어져 대포 침묵 속앓이


“타구에 힘이 안 실려서 고민이에요.”

2년 만에 돌아온 김태균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공백에 대한 우려가 무색할 만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타율은 0.462로 2위, 최다안타는 12개로 공동 2위, 타점은 7개로 공동 3위다. 출루율(0.483)과 장타율(0.577)도 10위 안에 든다. 한화 타선에서 단연 돋보인다.

다만 최하위로 처져 있는 팀 성적과 아직 나오지 않은 홈런이 아쉬울 뿐. 한화는 15일 문학 SK전에서 마침내 팀 첫 홈런을 신고했지만 주인공은 김태균이 아닌 최승환이었다.

김태균은 최근 “방망이에 공이 맞아나가는 감은 괜찮은데, 타구에 마지막 힘을 싣는 게 잘 안 된다”고 고민을 토로한 적이 있다. 홈런처럼 쭉쭉 뻗어가다가 펜스 상단을 맞고 떨어지는 타구가 몇 차례 나왔기 때문일까.

그러나 그는 고개를 저었다. “꼭 홈런이 안 나와서라기보다 땅볼 타구든, 안타든 내가 임팩트를 못 준다는 감이 온다. 분명히 스윙이 뭔가 부족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답을 찾기 위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균은 올해 의욕이 남다르다. “나를 버리고 팀 승리를 위해 모든 걸 다 하겠다”고 여러 차례 다짐했다. 초반 팀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니 책임감은 더 무거워졌다. 이미 충분히 제 몫을 하고 있음에도 한화 4번타자가 고민을 멈추지 않는 이유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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