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투수 정현욱. 스포츠동아DB
정현욱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팀이 6-4로 앞선 8회 2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해 1.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봉중근을 대신해 마무리 역할을 맡은 그는 시즌 2세이브째를 올렸다. 7-4로 승리해 3연승한 LG는 27승24패로 롯데(25승2무23패)를 따돌리고 3위로 올라섰다.
LG는 경기 전 정현욱에게 일일 마무리 역할을 맡겼다. 마무리 봉중근이 5~6일 잠실 두산전에 연속 등판해 이날까지 마운드에 오르면 과부화가 걸릴 것을 우려한 결정이었다. 6일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쉰 정현욱에게 하루만 중책을 맡기기로 했다.
정현욱은 “일찌감치 마무리로 등판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경기 초반 팀이 6-1로 앞섰지만 마무리 역할을 맡아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덕아웃에 있는 선수 중 나 혼자 긴장하는 것 같았다”며 웃었다.
8회 롯데의 추격이 시작됐고, 정현욱은 위기 상황서 마운드에 올랐다. 8회에 3점을 추격한 롯데는 2사 만루의 찬스를 이어갔다. 이동현에 이어 등판한 정현욱의 상대는 롯데 4번 타자 강민호였다. 강민호는 1B-2S로 몰린 상황에서 정현욱이 던질 볼을 받아쳤다. 빗맞은 행운의 안타성 타구. 하지만 LG 좌익수 박용택이 몸을 던져 볼을 잡았고, 정현욱은 마운드 위에서 양 팔을 번쩍 들었다. 8회를 실점 없이 넘긴 정현욱은 9회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고 경기를 끝냈다.
정현욱은 “(봉)중근이가 뒤에 없었기 때문에 좀 더 신경을 써 볼을 던졌다. 잘 버티자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전까지 너무 잘 하려고 했다. 안타를 맞지 않으려다가 내야 안타, 빗맞은 안타를 많이 허용했는데 오늘은 맞혀 잡는다는 느낌으로 던졌는데 괜찮았다”고 덧붙였다.
‘국민 노예’라는 별칭을 가진 그는 LG가 치른 51경기 중 절반이 넘는 26경기에 출전했고, 총 30이닝을 던졌을 정도로 힘든 여정을 소화하고 있다. 때문에 그는 ‘LG 노예’라는 새로운 별명도 얻었다. 정현욱은 “(등판 횟수가 많지만) 최근 경기가 계속해서 박빙으로 흘러가니 어쩔 수 없다. 체력관리를 꾸준하게 해 내가 맡은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