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어게인 2013’ VS 두산 ‘2번 실패는 없다’

입력 2015-10-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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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 감독-두산 김태형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다. 두산이 3승1패, 삼성이 1승3패. 2013 한국시리즈(KS)의 과정이 바로 그랬다. 2년 전에도 삼성은 정규시즌 우승 뒤 KS에 선착했고, 두산은 준PO부터 긴 여정을 거쳐 KS에 올라온 터였다.

당시 두산은 시리즈 초반부터 상승세였다. 적지인 대구에서 열린 1차전을 7-2로 잡은 뒤 2차전도 5-1로 이겼다. 특히 2차전에서는 1-1 동점이던 9회초 1사 후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던 최강 마무리투수 오승환을 상대로 두산 오재일이 연장 13회 결승 솔로홈런을 치면서 삼성에 큰 충격을 안겼다.

잠실로 자리를 옮긴 3차전은 삼성의 3-2 승리로 끝났지만, 4차전은 다시 두산이 2-1로 승리하면서 3승 1패로 앞서 나갔다. 그렇게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눈앞에 온 듯했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5차전에서 삼성은 4-4 동점이던 8회 박한이의 2타점 결승 적시타로 7-5 승리를 거두고 기사회생했다. 6차전에서도 3-2로 앞선 7회 박한이의 3점홈런이 터지면서 6-3으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3승 3패. 삼성은 결국 7차전도 7-3 승리로 이끌면서 극적인 역전 우승 드라마를 만들었다. 준PO부터 KS 7차전까지 기나긴 여정을 소화한 두산은 우승 문턱에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올해 한국시리즈도 양상이 비슷하다. 두산은 준PO와 PO를 모두 거쳤고, 삼성은 KS에서 두산을 기다렸다. 두산은 대구에서 열린 1차전을 내줬지만, 2차전과 잠실 3·4차전을 내리 잡고 3승을 먼저 따냈다. 삼성으로서는 이제 2013년과 마찬가지로 3연패 후 3연승을 달리는 역전 드라마를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산 역시 2년 전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5차전 선발투수는 삼성 장원삼과 두산 유희관이지만, 만약 시리즈가 더 길어지더라도 두산에는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이라는 최강의 원투펀치가 있다. 2년 전과 달리 승산이 있는 싸움이다.

과연 올해 한국시리즈의 종착지는 잠실이 될까, 대구가 될까.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웃는 팀의 얼굴은 2년 전과 같을까, 다를까.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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