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SK, 정우람·윤길현 등 FA 유출…세대교체 방안은?

입력 2015-11-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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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정우람-윤길현(오른쪽). 스포츠동아DB

SK 정우람-윤길현(오른쪽). 스포츠동아DB

■ 좌완 셋업 박희수·우완 셋업 전유수…마무리는 새 얼굴 ‘정영일’ 실험

SK는 지난해 내부 프리에이전트(FA) 최정(28), 김강민(33), 조동화(34), 나주환(31), 이재영(36) 등 5명을 모두 잡았다. 단숨에 우승후보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 최종 성적은 5위였다. 올해 말 다시 SK에선 박정권(34), 채병용(33), 정상호(33), 윤길현(32), 정우람(30), 박재상(33) 등 내부 FA 6명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박정권(4년 30억원)과 채병용(2+1년 10억5000만원), 2명만 잡고 우선협상을 마감했다.

아무리 협상이 비즈니스라 할지라도 전력이 대폭 빠져나간 현실 앞에서 SK의 분위기가 좋을 리는 없다. 이제 반드시 세대교체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상황에 직면했다. 2016시즌부터 펼쳐질 SK의 리빌딩은 첫째로 과도기를 최소화하고 속도전으로 가야 한다는 점과 둘째로 타자가 아닌 투수에 중점을 두고 개편해야 한다는 점에서 특수성을 띠게 됐다.


● 정우람·윤길현은 왜 놓쳤나?


SK는 28일 최종담판에서 삼성 안지만(4년 65억원)의 대우 이상을 제시했다. 불펜투수 역대 최고 조건을 보장한 것이다. 그러나 정우람이 바라는 수준은 KIA 윤석민(4년 90억원)보다 조금 아래였다. SK의 역대 FA 최고액이었던 최정(4년 86억원)을 뛰어넘는 액수를 원했다. SK 관계자는 29일 “정우람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다. 당장 내년 FA가 되는 김광현(28)의 계약이나 팀원 전체의 위화감까지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2015시즌을 통해 ‘FA 계약이 팀 케미스트리에 꼭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는 학습효과를 얻은 데 따른 결론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정우람이 빠질 경우 대안인 윤길현마저 롯데로 가도록 내놓았다는 대목이다. SK 관계자는 “정우람을 놓쳤다고 윤길현의 조건을 올려 꼭 잡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각각의 선수에 대해 구단이 책정한 합리적 몸값을 원칙적으로 지켰다는 얘기다. 실제로 SK가 체결한 박정권, 채병용의 계약을 봐도 그런 기조가 읽힌다. SK의 투자 마인드에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라도 선은 지킨다’는 근본적 변화가 생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SK, 불펜 공백 어떻게 메울까?


어쨌든 2016시즌 SK 불펜에 발등의 불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나름의 대안은 있다. 정우람이 이탈한 좌완 셋업맨 자리에는 박희수(32)와 신재웅(33)이 있다. 윤길현이 빠진 우완 셋업맨으로는 전유수(29)와 박정배(33)를 넣을 수 있다. 마무리로는 우완 정영일(27)이라는 새 얼굴을 시험 가동한다. 구위는 마무리를 맡을 만한 잠재력을 갖췄으나, 경험이 문제라는 시각이다. 정상호가 LG로 빠져나간 포수 공백도 기존의 이재원(28) 외에 김민식(26)이 백업으로 가세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

SK 김용희 감독은 계약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핵심전력의 유출이라는 어려움에 처했다. 그러나 SK가 김 감독을 오랜 관찰 끝에 선임한 이유 중 하나는 2군 감독 시절 보여줬던 육성에 대한 철학이었다. 우승을 노려야 했던 2015시즌과 달리 역설적으로 김 감독의 역량이 발휘될 환경이 펼쳐진 셈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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