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헌
인기 그룹 V.O.S 리더 박지헌이 네 살 된 아이가 있고 17년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박지헌은 10일 경기도 모처에서 스포츠동아와 단독으로 만나 아내 서명선 씨와의 오랜 사랑과 아빠가 된 이야기, 그러나 아빠임을 밝힐 수 없었던 사정 등을 밝혔다.
박지헌이 서 씨를 만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펜팔로 교제를 시작했다. 한때 부모의 반대도 있었지만, 전역 후 교제를 허락받았고 양가 어른들도 왕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결혼약속이 이뤄졌다. 하지만 박지헌의 가수 데뷔를 위해 결혼을 미룰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2005월 10월 아내의 임신 사실을 알고, 한 집에서 함께 지낼 것을 권한 부모의 뜻에 따라 서울 합정동에 단칸방을 마련했다. 이때부터 박지헌과 서씨와의 사실상의 결혼 생활이 시작됐다. 대전에 있던 어머니는 아들의 가수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아들 내외와 함께 살면서 며느리의 출산 뒷바라지를 했다.
2006년 6월 가족들의 축복 속에 아들이 태어났고, 박지헌은 ‘찬란하게 빛나라’는 의미로 빛찬이라 지었다. 하지만 당시 박지헌은 한창 활동 중이었고, V.O.S와 소속사에 누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마음에 자신이 ‘아빠’임을 밝힐 수 없었다.
결국 아내 서씨는 그를 위해 미혼모가 돼야 했다. 박지헌과 서씨는 혼인신고보다 빛찬 군의 출생신고를 먼저 해야 했고, 서씨의 호적에 입적시켰다. 올해 네 살이 된 아이는 6월부터 놀이학교에 다니고 있다. 박지헌은 놀이학교에 부모가 참석하는 행사가 있었지만, 아내가 대외적으로 미혼모였기에 자신이 아빠임을 드러낼 수 없었다.
박지헌은 “가수라는 직업, 또 소속사와 팀에 누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쉽게 고백할 수 없었다. 그러나 빛찬이의 아빠로, 한 여자의 남편으로 떳떳하게 살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던 중 새 회사를 만났고, 나의 이야기를 털어놨을 때 따뜻하게 안아줬다. 두려운 마음도 축복해줬고 신뢰가 생겼다. 그래서 마음을 열고 당당하게 고백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지헌은 이어 “빛찬이의 친구들에게 ‘빛찬이가 아빠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고, 오랜 세월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기다려준 그녀에게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고 웨딩드레스를 입혀주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하지만 박지헌의 결혼식은 연말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내가 임신 8개월로, 8월말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박지헌은 “지난 해 12월 새로운 축복이 생겨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너무 기뻤다. 가수 활동에 지장이 있더라도 반드시 낳아서 잘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