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가 브룸바에 이어 클락과도 이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투수력 보강을 위한 전략이다. 기복 없는 실력에 인성까지 갖춘 클락을 포기하는 결단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DB
히어로즈가 투수 보강을 위해 브룸바에 이어 클락까지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는 15일 “김시진 감독이 마무리투수를 원하고 있다. 팀에 선발자원은 넘치지만 마땅한 마무리 후보는 없다”며 “마무리투수를 맡을 수 있는 외국인투수를 계속 찾고 있다. 시간이 촉박하지만 수준급 투수를 찾으면 클락과 재계약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히어로즈가 5년간 국내에서 뛴 브룸바와 재계약하지 않은 첫째 이유도 마무리투수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올 시즌 히어로즈는 황두성 신철인 이보근에게 번갈아 마무리를 맡겼지만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황두성은 선발에 더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고, 이보근은 경험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특급 소방수를 찾던 히어로즈는 영입과정에서 수준급 좌완선발후보를 발견하면서 외국인선수 구성계획을 수정했다. 내년 시즌 목표인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서는 상대 제1선발과 맞대결해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에이스급 선발투수가 꼭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계약이 임박한 이 외국인투수는 특히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며 아시아야구를 경험했고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성실한 성격까지 갖춰 히어로즈가 마무리투수 때문에 영입을 망설일 틈이 없었다.
히어로즈는 이 외국인선수와 계약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다른 한편으론 계속 마무리 능력을 갖춘 외국인선수를 찾을 예정이다. 1월까지 수준급 마무리투수 영입이 가능하면 과감히 클락을 포기해 선발 1명, 마무리 1명으로 외국인선수를 운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클락은 올해 12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0, 24홈런, 90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온화한 성품에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희생정신까지 갖춰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카드다. 지난해 클락과 재계약하지 않은 한화도 올 시즌 활약을 보며 땅을 치고 후회했었다.
히어로즈는 송지만 이숭용이 건재하고 이택근에 강정호 황재균까지 포진한 타선이 올해만큼만 터져준다면 강력한 마운드로 내년 시즌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