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연장 접전 끝에 우승…개인 통산 25번째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선구자' 박세리(33)가 2년10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 트로피에 입맞췄다.

박세리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장(파72.6천646야드)에서 열린 벨 마이크로 LPGA 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에서 연장전 세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박세리는 지난 2007년 7월 LPGA 투어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뒤 2년10개월 만에 우승을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특히 박세리는 '연장 불패' 신화도 이어갔다. 지금까지 LPGA 투어에서 6번의 연장전을 치러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또 이날 페테르센이 우승했더라면 '세리 키즈'의 대표 주자 신지애의 세계 1위 자리가 위협받을 뻔했으나 '맏언니'의 우승으로 신지애의 1위 자리는 유지됐다.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25승째를 거둔 박세리는 우승 상금으로 19만 5천달러를 받았다.

행운과 실력이 동반된 우승이었다.

3라운드까지 13언더파 203타로 공동 선두였던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과 함께 4라운드를 시작한 박세리는 악천후로 인해 3번 홀까지 치른 뒤 경기를 중단해야했다.

이때까지 상황은 박세리가 보기 1개로 한 타를 잃었고, 페테르센은 이븐파, 린시컴이 버디 1개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하늘은 박세리를 도왔다.

박세리는 오히려 이날 한 타를 줄인 이지영(25)과 함께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밀려난 상황이었으나, 날씨가 계속 좋지 않았던 덕에 4라운드가 아예 취소되는 행운을 누렸다.

그러면서 박세리는 3라운드까지 공동 1위를 기록한 페테르센, 린시컴과 함께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탈락의 고배를 마신 선수는 페테르센이었다. 비가 계속 내리는 날씨 속에 402야드로 긴 편인 18번 홀(파4)에서 치러진 2차 연장에서 탈락한 것.

이제 남은 선수는 박세리와 린스컴, 둘 뿐이었다.

다시 18번 홀에서 경기를 치른 박세리는 티샷이 벙커에 빠지는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두 번째 샷을 홀 3ｍ 안쪽에 붙이는 노련미를 발휘해 승기를 잡았다.

반면 린시컴은 두 번째 샷을 홀 앞쪽 벙커에 빠뜨리며 위기에 몰렸다. 이후 린시컴이 힘겹게 파로 막아내며 쉽게 물러서지 않았지만 박세리는 침착하게 버디로 마무리해 결국 정상에 우뚝 섰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