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보미. 사진제공|정관장
동계훈련 후 퍼트 아이언샷 좋아져
연장 2차전서 안선주 꺾고 우승키스
한국여자골프 준우승 징크스도 날려
이보미(24·정관장)가 한국여자골프(KLPGA)의 준우승 징크스를 깼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총상금 8000만엔)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했다.
이보미는 11일 일본 고치현 토사 골프장(파72·623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3언더파 213타로 안선주(25)와 공동선두로 끝냈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이보미는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파를 잡아 보기에 그친 안선주를 제쳤다. 지난해 일본투어에 진출한 이보미는 2시즌 만에 첫 우승에 성공했다.
작년 이 대회 1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로 나섰다가 일본 동북지역 대지진으로 경기가 취소 돼 우승 기회를 날렸던 아쉬움도 털어냈다. 우승상금은 1440만엔(한화 약 1억9700만원).
이보미의 우승으로 한국여자골프를 괴롭혔던 준우승 징크스도 날려버렸다. 한국선수들은 호주(RACV 마스터스, 호주여자오픈)에서 2주 연속 준우승에 그친 데 이어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까지 모두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보미가 첫 승 물꼬를 텄다.
이보미는 지난 시즌 마음고생이 심했다. 2010년 KLPGA 투어 4관왕에 등극한 뒤 지난해 JLPGA 투어에 진출했지만 국내 대회에 70% 이상 출전해야한다는 스폰서와의 계약 조건 때문에 일본투어에 전념할 수 없었다. 일본과 국내를 오간 탓에 체력도 바닥났다. 경기력도 떨어졌다. 가장 큰 상처는 자신감 상실이었다.
지난 겨울 독하게 훈련했다. 1월 초 호주 골드코스트에 캠프를 차린 뒤 6주 간 체력과 스윙 훈련에 집중하며 시즌을 대비했다.
첫 대회부터 훈련 성과가 그대로 이어졌다. 특히 퍼트와 아이언이 좋아졌다. 이보미는 지난 시즌 퍼트 불안으로 좀처럼 우승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짧게 쳐서 홀에 들어가지 않는 퍼트가 많았는데 올 시즌엔 이런 모습이 사라졌다.
장기였던 아이언 샷도 다시 살아났다. 이보미는 국내 투어 시절 ‘컴퓨터 아이언’으로 불렸다. 하지만 일본으로 건너간 뒤 체력적인 부담으로 아이언 샷이 흔들렸다. 동계훈련 때 체력을 보강한 효과가 나오고 있다.
우승으로 자신감을 찾게 된 이보미는 “지난해 우승하지 못한 것까지 올해 두 배로 우승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JLPGA 투어 30개 대회에서 8승을 합작하며 ‘골프 한류’를 이끌었던 한국선수들은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첫 승 달성에 성공하며 돌풍을 이어가게 됐다. 전미정(30·진로재팬)과 강수연(36)은 최종합계 이븐파 216타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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