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5개월만에‘데자뷰홈런포’

입력 2008-09-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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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안방마님’ KIA 김상훈(31)이 팀에 ‘4강을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홈런포를 선사했다. 김상훈은 3일 대구구장에서 4강 진출을 다투는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6번 포수로 선발출장해 1-3으로 뒤진 4회초 귀중한 동점 투런포를 날리면서 4-3 역전승의 징검다리가 됐다. 4회 선두타자 나지완이 볼넷을 골라나간 뒤 타석에 선 김상훈은 볼카운트 1-0에서 상대선발 존 에니스의 2구째 바깥쪽 높은 슬라이더를 통타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투런포를 터뜨렸다. 타구는 홈에서 외야 관중석까지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아치를 그렸다. 이날의 홈런은 그에게는 시즌 2호. 시즌 개막전이던 3월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날린 뒤 개인적으로는 5개월여만에, 그것도 같은 장소에서 같은 팀을 상대로 홈런포의 짜릿한 감촉을 맛봤다. 자칫 이날까지 패했다면 KIA는 최근 3연패의 충격에 빠져 4강에 대한 희망은 점점 희미해질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1회초 선취득점을 올리고도 2회 1점, 3회 2점을 허용하며 역전을 당해 분위기가 더욱 암울해진 상황이었다. 적시에 터진 김상훈의 한방은 경기의 흐름과 덕아웃 분위기를 일순간에 바꿔놓았다. 4-3으로 앞선 8회에도 그는 우중간 안타를 터뜨리며 이날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그는 조범현 감독 부임 후 한층 성숙한 포수로 시즌 초반 안방을 책임졌으나 개막 후 10번째 경기인 4월 10일 광주 SK전에서 홈으로 뛰다 포수 박경완과 부딪치며 왼쪽 발목 인대가 손상되는 중상을 당했다. KIA가 시즌 초반 부상자 속출로 힘겨운 행보를 거듭하는 가운데 그의 부상은 치명적이었다. 4월 1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재활훈련을 해오다 3개월 18일만인 7월 29일에서야 1군에 복귀했다. 그가 없는 동안 차일목이 힘겹게 버텨오던 안방도 그의 가세로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김상훈은 경기 후 “앞선 타석에서 슬라이더에 삼진을 당했는데 그래서 슬라이더를 예상했고, 한복판으로 실투가 왔다. 힘껏 돌렸는데 홈런이 됐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도록 나도 동참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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