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보은투“김감독님께바칩니다”…7.1이닝9K무실점13승

입력 2008-09-04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김광현(20)은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2군에 갈 뻔했다. 김성근 감독(66)의 눈에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일본 킬러’란 닉네임까지 얻은 김광현이 ‘초심을 잊고 폭주해버릴까’하는 걱정이 드리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투수가 없어서 참았어”라며 씩 웃었다. 영특한 김광현도 김 감독의 침묵을 심상찮게 받아들였는지 김 감독을 따로 찾아와 “올림픽 기간에 전화 못드려서 죄송하다”라며 용서를 구했다고 한다. 김광현이 지난달 28일 문학 두산전에서 삼진을 9개나 뽑아내는 전력투(6이닝 4실점 승)를 펼친 것도 김 감독에 대한 ‘속죄투’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후반기 2번째 등판인 3일 문학 히어로즈전에서 김광현은 자신을 키워준 김 감독을 위해 제대로 보은을 해냈다. 7.1이닝 4안타 3볼넷 무실점투로 김 감독에게 통산 1000번째 승리를 선사한 것이다. 투구수 106구(스트라이크 70개)를 던졌고, 삼진은 9개를 잡아냈다. 시즌 13승(4패)으로 윤석민(KIA)과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탈삼진도 113개를 기록, 류현진(한화 114개)-봉중근(LG 116개)과 초경합을 벌이게 됐다. 8-0 승리 직후 김광현은 “감독님 999승은 신문 보고 알았다. 축하드린다.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다행히 승리했다. 타이틀은 열심히 하다 보면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승리 확정 직후 김광현을 보자 흐뭇한 표정으로 악수를 청했다. “OB 시절 감독 첫 승도 신인들(김진욱-장호연 계투로 기억했다)이 해줬는데 1000승도 신인급인 김광현이 해줬다”라고 웃으며 회고했다. SK는 윤길현이 9회초 마지막 타자 장기영을 삼진으로 잡고 1000승을 확정짓자 보조 전광판에 1000승까지의 파노라마 동영상을 틀었다. 이어 전 선수단이 1000승 기념 T셔츠를 입고 나와 김 감독의 1000승을 기념했다. 신영철 사장도 축하의 말을 건넸다. 김 감독은 “지금의 나에게는 그저 1승일뿐이다”라고 담담함을 나타냈지만 “1000승까지 죽도록 고생한 많은 선수와 코치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라고 공을 돌렸다. 이어 “다음 목표는 한국시리즈 2연패와 작년에 실패했던 코나미컵 우승”이라고 시선을 미래에 뒀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