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징글징글포항징크스!…컵대회4강좌절

입력 2008-10-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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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이 졌다, 또 졌다. 포항은 이겼다, 또 이겼다. 화려한 전력을 지닌 성남 일화가 ‘천적’이라는 이름 앞에 다시 한번 무릎을 꺾이고 말았다. 성남은 1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삼성하우젠컵 6강 플레이오프에서 0-1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유독 많은 아픔을 안겨줬기에, ‘리그에 전념하고 싶어’ 김기동, 데닐손, 김형일, 박원재 등 주전 대부분을 뺀 채 1.5군으로 경기에 나선 포항이었기 때문에 고개 숙인 정규리그 1위 성남의 모습은 더 우울했다. ○ 포항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성남…‘이겨보고 싶다’ “꼭 이겨야 한다.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느냐?” 박규남 성남 사장의 뼈있는 한마디다. 전혀 부족함이 없다. 선수층도 두껍고, 이름값도 앞선다. 사기진작에 필요한 수당도 결코 적지 않다. 그럼에도 포항만 만나면 움츠러든다. 공감할만한 마땅한 이유가 없다는 게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김학범 감독은 “홈 팬 앞에서 승리를 약속하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답답해했다. 성남은 작년 이후 포항에만 6연패를 기록 중이다. 너무 자주 만나 “노란 유니폼이 꿈에 아른거린다”고 여유를 보인 파리아스 포항 감독은 성남에 강한 까닭을 ‘응집력’에서 찾았다. “성남이라고 다를 건 없다. 다만 중요한 순간, 우리 선수들은 더 집중한다. 작년부터 성남과 만나는 시기가 우리 운명을 가늠한 시점이었다. 그게 차이가 아닐까?”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포항은 가장 강팀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승부에서 늘 강하다”고 흡족해했다. 포항의 주전 중앙수비수 김형일도 “성남을 만나면 선수들 사이에 ‘또 한번 이겨보자’란 분위기가 느껴진다. 나 역시 성남에 아픈 기억이 많기 때문에 마음가짐이 달라진다”고 했다. 성남 관계자 역시 “훈련할 때 잘해도 정작 포항과 마주치면 안 풀리는 것 같다”고 동조했다. ○ 전술 운용에는 문제없나? 최강 진용을 갖춘 성남에는 ‘포항만 만나면 진다’는 심리적인 부분 외에 한 가지 결정적인 콤플렉스가 있다. 바로 노장이 너무 많다는 점. 후반 종반에 들어가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지난 주말 K리그 포항 원정에서도 선제골을 넣고 막판 15분을 남기고 2골을 내줬다. 좌우 풀백 장학영-박진섭은 포항의 측면 공략에 속수무책이다. 다른 팀들은 약점을 알고도 제대로 뚫지 못해도 최효진-박원재를 앞세운 포항은 다르다. 비록 멤버는 바뀌었지만 이날 노병준의 결승골 역시 장학영의 뒷 공간을 파고든 측면 요원 박희철의 오른쪽 크로스에서 비롯됐다. 성남 ‘홀딩맨’ 김상식의 엉성한 패스도 패인 중 하나. 전진이 필요할 때 횡패스와 잦은 백패스로 포항의 빈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침묵하는 공격진을 탓할 수도 있지만 허리진의 경기 조율이 탄탄하지 못한 이유가 훨씬 컸다. 경기를 관전한 한 기술위원은 “날카로움이 없다. 패스도 안 되고 포지션 간극이 넓다. 공격수들이 찬스를 잡지 못할 수밖에 없다. 특단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성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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