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WC예선>알리다에이감독과한국의인연

입력 2009-02-07 0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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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 출신인 이란의 알리 다에이가 감독 취임 후 한국과의 첫 경기를 앞두고 있다. 허정무 감독(54)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B조 최종예선 4차전 이란과 원정 경기를 갖는다. B조 1위 수성, 이란 원정 첫 승 달성과 함께 관심을 끌고 있는 대목은 알리 다에이 감독(40)과 한국과의 끈질긴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지 여부이다. 여전히 감독보다 공격수라는 칭호가 어울리는 다에이 감독은 1990년대 한국 수비수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는 한국전 성적으로도 여실히 드러난다. 189cm의 큰 키를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와 단신 선수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발재간으로 한국을 괴롭히던 다에이는 한국 축구사의 치욕스러운 패배 중 하나로 꼽히는 1996년 아시안컵 8강전에서 혼자서 4골을 몰아넣으며 이란의 6-2 대승을 일궈냈다. 박종환 감독(71)이 이끌던 한국대표팀은 전반을 2-1로 기분 좋게 마쳤다. 하지만, 후반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무려 5골을 허용, 대패를 당했다. 당시 다에이는 후반 10분부터 4골을 몰아치며 홍명보(40)가 중심이 된 수비진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이 경기는 1983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 4강 신화의 주인공인 박종환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한국과의 경기가 다에이에게 좋은 기억만 안겨준 것은 아니다. 4년 후 같은 대회 8강전에서 또 다시 이란과 만난 한국은 다에이가 버틴 이란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복수에 성공했다. 허정무 감독이 지휘하던 한국은 후반 종료 직전까지 0-1로 끌려가며 또 한 번 고배를 마시는 듯 했다. 하지만, 패색이 짙던 후반 45분 김상식(33. 전북)의 극적인 오른발 발리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김상식에게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한 이가 바로 다에이다. 한국의 총공세에 맞서 수비에 가담한 다에이는 자신의 골문 앞에서 결정적인 헛발질로 공을 김상식에게 넘겨줬다. 기사회생한 한국은 연장 전반 노정윤(38)의 패스를 받은 이동국(30. 전북)의 골든골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다에이는 2004년 7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안컵 8강전(한국 3-4 패)에도 모습을 드러냈지만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화려했던 선수 시절의 경험을 살려 한국 격파를 외치고 있는 다에이와 이란 원정 무승 징크스를 깨려는 한국. 4년 6개월 만에 대면한 한국과 다에이가 또 어떤 역사를 만들어 낼 지 이란전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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